이대호 “4년 후 해외 도전 늦은 나이”

입력 2011.11.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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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팀의 거액 제의를 뿌리치고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29)는 20일 "4년 후 34살이 되면 (해외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조금 힘들더라도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원 소속구단인 롯데 자이언츠가 제시한 4년간 최대 100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20억원)의 조건을 거절하고 해외 진출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마음이 착잡하고 팬들에게 죄송하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일단 한번 나가서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었고 일본 야구에도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와 계약했다면 4년 동안은 편하게 야구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4년 후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이대호는 우선협상 기간 마감일인 지난 19일 롯데와 3차 협상을 가졌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대호는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은 물론 해외 구단들과도 자유롭게 몸값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대호가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힘에 따라 최종 행선지는 FA 우선협상 전부터 영입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롯데와의 우선협상이 결렬됐다. 심정이 어떤가.

▲마음이 안 좋고 팬들에게 죄송하다. 어제까지 계약할까 말까 고민을 너무 많이 했는데, 일단 한번 나가서 제 몸값을 알아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일본에 도전도 하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다. 죄송하다.



--이대호 선수는 롯데와의 FA 우선협상을 앞두고 "내 가치를 인정해준다면 일본 팀이 나를 원한다고 해도 롯데에 남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의 제시액이 부족했는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았지만 구단에서 최대한 신경을 써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 거다. 솔직히 그 금액은 4년간이다. 4년 후를 생각해야 했다. 4년 후는 다음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롯데와 우선협상 마감 시한까지 3차 협상을 벌였다. 무엇이 가장 고민됐는가.

▲팬들의 사랑이 가장 걸렸다. 또 만약 다른 곳으로 옮겼을 때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아내와 아기는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너무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도 걱정됐다.



일단은 한국에 그것도 롯데에 남아 있게 된다면 4년 동안은 편하게 야구 선수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4년 후 34살이 되게 되면 도전할 기회가 없어진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힘들더라도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 가족, 특히 부인의 반대는 없었는가.

▲처음에는 아내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후회할 것 같으면 안되니 내 결정에 따라가겠다고 했다.



--친구인 김태균이나 이승엽 등 일본 야구 진출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구했는가.

▲통상적으로 하는 야구 얘기를 많이 했다. 내가 결정한 게 더 많다.



--오늘(20일)부터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은 물론 해외 구단들과도 자유롭게 몸값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연락을 준 구단이 있었는가.

▲아직 없었다.



--롯데는 3차 협상에서 총액 100억원을 제시했다고 발혔다. 2차 협상 때와 같은 금액인가, 아니면 2차 협상 때보다 인상된 금액인가?

▲2차 협상 때부터 100억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바라는가.

▲이런 것을 말하는 자체가 팬들에게 미안하다. 어떻게 얘기할 수 없다. 마음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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