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인연을 맺고 나서 올해처럼 힘든 해가 없었습니다."
내심 트레블(정규리그·AFC 챔피언스리그·FA컵 동시 우승)을 노리다가 끝내 '무관(無冠)'으로 시즌을 마감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윤성효 감독이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윤 감독은 23일 울산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 끝에 3-1로 패하고 나서 "울산의 고공 플레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선제골을 내준 게 패인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축구와 인연을 맺은 이후 올해처럼 힘든 한 해가 없었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말처럼 수원은 올해 많은 좌절을 맛봤다.
무엇보다 FA컵 결승전에서 오심 논란 속에 성남 일화에 우승컵을 내줬고,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는 알 사드(카타르)와 맞붙어 비신사적인 골에서 비롯된 난투극 끝에 결승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수원이 꿈꿨던 트레블의 꿈을 산산이 부서졌다. 이뿐만 아니라 난투극에 따른 AFC의 징계로 골잡이 스테보가 6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6강 플레이오프부터 내리 결장하게 돼 전력에도 큰 누수가 생겼다.
결국 꼬리를 무는 악재 속에 울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로 시즌을 마감하다 보니 사령탑으로서도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다.
윤 감독은 "승부차기 연습은 하지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가면 체력적으로 다음 경기에 부담이 생겨 90분 안에 승부를 내자고 생각했지만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정규리그를 함께 치르면서 경기 수가 다른 팀보다 많아 힘이 들었다"며 "내년에는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를 줄여야만 더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