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설기현, ‘79년생 맞수’ 희비

입력 2011.11.30 (21:05)

수정 2011.11.3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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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은 웃었고, ‘스나이퍼’ 설기현(울산)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30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전북 현대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7분에 페널티킥을 유도해 팀 승리(2-1)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1979년생 동갑내기’로 이동국과 자존심을 건 골잡이 대결에 나선 설기현(울산)은 단 한 차례 슈팅도 못하고 몇 차례 크로스만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동국은 전북의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설기현은 오른쪽 측면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종아리 부상에서 벗어나고 재계약까지 끝내 한결 마음이 편해진 이동국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울산의 수비수들을 위협했다.



설기현 역시 좌우 측면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김신욱과 루시오에게 볼을 배급하며 공격 전술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다.



첫 번째 기회는 설기현이 잡았다.



설기현은 전반 32분 전북의 수비진 사이에 도사리고 있다가 후방에서 한 번에 날아온 패스를 고슬기에게 내줘 선제골에 도움을 주는 듯했다.



하지만 설기현이 고슬기에게 주려고 오른발로 볼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먼저 펄럭였다.



후방에서 볼이 투입되는 순간 설기현의 위치가 최종수비수보다 반걸음 앞서 있던 것을 부심이 정확하게 잡아낸 것이다.



반면 수비벽에 막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동국은 후반에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페널티킥으로 만드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후반 7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루이스와 에닝요로 이어진 패스를 받아낸 이동국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볼을 잡고 쇄도하는 순간 울산의 수비수 이재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가차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에닝요가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뽑았다.



이동국으로선 슈팅도 1개에 그치고 직접 골도 넣지 못했지만 팀 승리를 부르는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뽑아내 자신의 역할을 다한 셈이다.



움직임에서는 설기현이 경기 내내 11.306㎞를 뛰어 이동국(9.861㎞)을 앞섰지만 결과적으로 헛심을 발휘한 결과가 됐다.



이동국은 "원정 경기인 데다 비 때문에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아 힘든 경기를 했다"며 "원정 다득점도 있어서 많은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승리로 우리가 유리해졌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지만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홈에서는 오늘과 전혀 다른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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