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23·부산)가 징계를 받게 될지, 받는다면 수위는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 개인과 각 나라의 축구협회에 내릴 수 있는 징계 중에 가장 무거운 것이 '박탈(return of awards)'이다.
하지만 최근 사례를 보면 승부조작이나 뇌물 등 무거운 죄질에 대해서도 '박탈' 징계가 내려진 적이 없었다.
FIFA가 펴낸 징계 규정(2011년판)에는 선수 개인과 법인(협회)에 내릴 수 있는 징계 목록이 정리돼 있다.
가장 약한 징계는 '경고'다.
경고는 규정 위반 사실을 알려 추후에 같은 위반을 반복하지 않도록 알리는 수준의 징계다.
다음은 '견책(reprimand)'이다.
규정 위반 사실이 공식적인 문서로 각 협회와 개인에 통보된다.
견책보다 더 중대한 위반을 저지르면 '벌금' 징계를 받는다.
FIFA 규정상 벌금은 300스위스프랑(약 35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최대 100만스위스프랑(약 11억)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FIFA가 개인, 협회에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는 '박탈'이다.
박탈 징계를 받은 협회, 선수는 메달이나 트로피 등 성적의 상징물과 함께 우승으로 얻게 된 모든 이익을 빼앗기게 된다.
최근 징계를 내린 사례로 FIFA는 지난 4월 오만 축구협회에 1만2천 스위스프랑(약 1천400만원)의 벌금을 매긴 적이 있었다.
지난 2월 한국을 상대로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르던 오만의 홈 관중은 물건을 그라운드에 집어던지면서 약 7분 동안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에 직접적으로 방해를 끼치고도 오만 축구협회가 받은 징계는 벌금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FIFA가 '박탈' 징계를 내린 사례는 없다.
선수 개인이 받는 징계로는 경기장 안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옐로카드(경고)와 레드카드(퇴장)를 비롯해 출전 금지, 라커룸·벤치 착석 금지, 경기장 출입 금지 등이 있다.
선수 개인에게 내려지는 가장 무거운 징계는 영구제명(Ban on taking part in any football related activity)이다.
FIFA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선수는 경기 출전은 물론 축구 행정직을 얻는 등 축구와 관계된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
FIFA는 2010년 6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제프 블래터(75·스위스) 현 회장과 경쟁하던 빈 함맘 전 AFC 회장을 선거와 관련해 카리브연맹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포착해 영구제명한 적이 있었다.
이와 같이 FIFA는 노골적인 경기 방해 행위, 뇌물 등 스포츠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 사안에 대해서도 '박탈' 징계를 내린 적이 없었다.
박종우의 징계에 대한 열쇠는 FIFA가 쥐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FIFA의 징계 수위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놓았기 때문이다.
FIFA는 16일까지 박종우가 '정치적 행위'를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한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보고서를 작성할 방침"이며 "박종우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는 내용으로 FIFA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