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축구선수 박종우(23)에 대한 제재가 검토되는 배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의 법규가 있다.
IOC는 올림픽 헌장의 '광고·시위·선전'과 관련된 조항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또는 인종차별적 선전도 금지한다"고 명시한다.
박종우는 10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3-4위전이 끝나고 나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달렸다.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해 한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퍼포먼스인 까닭에 정치적인 선전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박종우는 경기가 끝난 뒤에 세리머니를 펼쳤으나 헌장은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 경기장, 기타 다른 지역에서 정치적 선전을 금지한다"며 경기의 진행 정도는 따지지 않는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에서 올림픽 운동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규정, 세부 규칙, 지침을 수록한 법전이다.
IOC의 조사와는 별도로 FIFA도 박종우가 소속된 경기단체인 대한축구협회에 진상을 파악해 오는 16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FIFA의 2012년 판 법규에도 박종우의 퍼포먼스와 연관지어 검토할 조항이 있다.
'차별과 인종주의 금지' 항목에는 "국가나 개인, 특정인들의 집단을 인종이나 성, 언어, 종교, 정치 등 어떤 종류의 이유에서든 차별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하거나 추방을 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
FIFA와 국제축구위원회(IFAB)의 2012-2013시즌 축구 규칙(Laws of the Game)에도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규칙에는 "선수의 기본 장비에는 정치적이거나 종교적, 개인적인 주장을 담아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반한 선수가 소속된 팀은 FIFA나 대회 조직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이는 유니폼, 축구화, 속옷, 정강이 보호대 등 필수 장비에 관련된 것이라 박종우의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경기가 끝나고 나서 관중석에서 우발적으로 받아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종우가 그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달려 급하게 제지했으나 그 장면이 촬영된 사진이 언론을 통해 배포돼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시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