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벌어진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 일본축구협회에 해명 이메일을 보낸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주성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14일 "조중연 축구협회장 명의로 13일 일본축구협회에서 영문 이메일을 보냈다"며 "독도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인 의도를 담고 있거나 계획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해명 이메일이다"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하자는 내용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박종우는 한국시간 11일 새벽에 열린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관중으로부터 받아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의 행동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4일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사과' 이메일을 받았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축구협회 회장이 13일 일본 취재진에 "조중연 회장 명의로 '미안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사죄와 재발방지를 강조하는 내용의 이메일과 팩스를 받았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은 14일자 조간 3면에 '한국측이 사죄문..재발방지를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마이니치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비슷한 내용을 실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조중연 회장의 이메일은 박종우의 행동이 의도적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는 취지였다"며 "영문으로 된 이메일에 '사과'(apology)라는 단어는 들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해명 자료를 내고 "올림픽 축구대회 도중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유감(regret)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는 통상적인 외교 수사가 '확대 해석'된 것이라며 일본 언론의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메일을 보낸 이유에 대해 "법원에서도 양자가 합의하면 형량을 줄여주듯이 이번 문제를 한국과 일본이 원만하게 해결하면 박종우의 문제도 쉽게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본측에 전화를 하려했으나 통화가 잘 되지 않아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팬들은 축구협회 게시판에 "일본에 꼬투리 잡힐 일을 했다"라는 등의 항의 댓글을 올리고 일본에 보낸 이메일의 전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