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3)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미드필더 박종우(부산)에 대한 행정적 처우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홍 감독은 22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한일전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을 아직 받지 못한 박종우의 문제에 대해 "행정적인 부분에서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박종우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점은 아주 안타깝다. 그는 어느 선수보다도 우리 팀에 가장 많은 공헌과 노력을 한 선수로 충분히 자격 있는 동메달리스트다"라고 운을 뗐다.
홍 감독은 또 "런던에서 귀국했을 때 만찬 등 환영행사에 박종우가 참석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전해듣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며 "그런 행정적 문제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우가 불참한다면) 팀이 처음과 끝을 함께 하는 데에 있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박종우에게 따로 전화해 환영 만찬에 꼭 참석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마지막까지 그 선수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게 내가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결정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사과성 공문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일본에 보낸 서한에 대해서는 국제축구연맹에 해명을 했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공문은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공문을) 꼭 일본에 먼저 보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사람들과 같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일전 후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뛴 박종우의 행동은 우발적인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의도적으로 준비했다면 감독으로서 못하게 했을 것이다. 우리 팀에 일본인 코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동메달을 딴 기쁨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그 일이 벌어진 동안) 경기장에 있지 않고 라커룸에 들어간 내 책임도 있다"며 "국제축구연맹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지난 3년6개월간 목표를 갖고 달려와 끝이 났다. 에너지와 경험, 지식이 소진된 상태"라며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당분간 자연인으로 돌아가 내 생활을 가지며 재충전하겠다"고 했다.
또 "장학재단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 등 내 손이 필요한 일은 계속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이 남았는데 쉬는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기성용 등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홍 감독은 "도전 자체는 아주 좋지만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들은 정확하게 인식하고 갔으면 좋겠다"며 "무조건 빅클럽이나 금전적으로 많은 이득을 주는 팀에 가기 보다는 운동장에 나갈 시간을 확보하는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한국 축구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고 충분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병역문제를 해결한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지만 경기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첫번째 조건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