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신고식 무대이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작렬시킨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더네딘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원정 경기에서 피츠버그의 6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한 강정호는 5-0으로 앞선 3회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빅리그 통산 23승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힘으로 퍼올려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6회말 수비 때 교체된 강정호는 이날 타석에서 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볼넷을 남겼고 수비에서도 병살 1개를 엮어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투타에서 모두 성공적인 실전 데뷔전을 치렀다.
피츠버그 클럽하우스에 있던 강정호를 인터뷰를 하려고 한국, 미국 언론은 물론 토론토의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를 취재하려고 온 일본 취재진까지 가세해 강정호에게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다음은 강정호와의 문답.
--메이저리그 실전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소감은.
▲기분이 아주 좋다. 더그아웃에서 동료의 축하를 받았다. 긴장이나 부담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첫 경기부터 공수에서 모두 잘하기가 흔치 않은 일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몸쪽 빠른 볼을 친 것 같았는데.
▲정확히 어느 코스의 공을 쳤는지는 모른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라는 느낌이 들었고, 제대로 맞았다고 생각했다.
--수비 때 시프트 신호는 더그아웃에서 나왔나.
▲더그아웃에서 나온 것도 있고, 2루수인 션 로드리게스와 의사소통으로 맞춘 것도 있다.
--홈런치고 벤치에 들어왔을 때 분위기는.
▲다들 축하해줬다. 홈런 세리머니(양쪽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붙이는 동작)는 피츠버그 동료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했다.
--레그킥(왼쪽 발을 들고 타격 리듬을 맞추는 것)이 메이저리그 빠른 볼 투수들의 공에 대응하는 데 문제는 없나.
▲빠른 볼을 오랜만에 쳤는데 첫 타석 지나고 나서 긴장감이 풀렸고 내 스타일대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에런 산체스가 빠른 볼을 던졌는데 지금껏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시속 150㎞짜리 직구를 접한 것은 처음이다.
빠르긴 했지만 금세 적응할 것 같다.
--청백전과 오늘 시범경기에서도 볼넷 얻을 때를 빼곤 모두 4구 이내 공격했다.
▲상대 투수의 템포가 빠른 편이다. 나도 타석에서 이에 대한 준비를 빨리해야 할 것 같다. 상대가 빠르게 승부를 걸어오는 만큼 나도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하겠다.
--새벽잠을 설치고 TV로 홈런을 지켜본 팬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끝까지 시청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이도록 계속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