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히트상품 박해민(25)은 최근 등 뒤가 따갑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급부상한 구자욱(22)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상황, 박찬도(26)까지 삼성 주전 중견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솔직히 많이 흔들렸어요. 훈련에 방해가 될 만큼요."
12일 KBO 시범경기 LG 트윈스전이 열린 포항구장에서 만난 박해민은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런데 예전의 나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내가 언제부터 잘하는 선수였다고…."
박해민은 예전의 근성을 되찾았다.
박해민은 "구자욱이 평가전부터 성적을 내고, 박찬호 선배도 경쟁에 뛰어들면서 '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가졌다"며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누가 더 낫다'는 주변의 평가를 신경 쓰다 보니 훈련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고민하던 박해민은 2014년 1월을 떠올렸다.
박해민은 2014년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2012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육성선수(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년 1군에서 단 1경기만 뛰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박해민은 "1군에서 한 타석이라도 서고, 수비로 나서 공 하나라도 잡자"라는 마음으로 치열한 겨울을 보냈다.
뛰어난 수비와 날쌘 주루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빼앗은 박해민은 4월에 대수비, 대주자로 1군 무대에 섰고 5월부터는 삼성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를 돌아보던 박해민은 "그만큼 내 욕심이 지나치게 커져 있었다. 고작 한 시즌 1군에서 뛴 선수에겐 지나친 욕심이었다"고 고백하며 "초심을 떠올리니 훈련 성과가 나왔다. 스프링캠프에서 만족할 만큼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범경기가 시작하면서 박해민은 주전 중견수 경쟁에서 앞서갔다.
4경기에서 9타수 3안타(타율 0.333) 2타점을 기록했고, 중견수는 물론 1루 수비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류중일 감독은 "중견수 경쟁에서 박해민이 앞서 있다"며 "특히 수비에서는 박해민이 구자욱을 앞선다"고 평가했다.
이제 박해민은 차분하게 '진짜 승부'를 기다린다.
"수비는 정말 자신 있다. 팀 사정에 따라 1루수로 출전해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강점을 강조한 그는 "나에겐 시즌 초가 정말 중요하다. 4월에 전력 질주하면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해민은 지난해 근성과 차분함으로 무장하며 주전 중견수로 성장했다. 잠시 흔들렸던 박해민이 근성과 평정심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