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운드와 타선 신예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방문 시범경기에 선발로 임기준(24)을 내세웠다.
2010년 KIA에 2라운드 14순위로 지명됐던 임기준은 지난해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올해 팀에 합류한, 잠재적 선발 자원이다.
임준혁, 임준섭과 함께 올 시즌 KIA의 5선발 후보로 꼽히는 임기준은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 5이닝 2실점의 기세를 이어가려 했으나 계획은 초반부터 틀어졌다.
1회말 넥센 강타선은 선두타자 이택근의 안타를 시작으로 다섯 타자가 연속으로 출루하며 임기준의 혼을 뺐다.
집중 5피안타를 맞은 임기준은 뒤늦게 스나이더, 윤석민을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헌도를 뜬공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지만 이미 4점을 내준 뒤였다.
임기준은 3회말에도 볼넷, 안타에 희생타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결국 임기준은 4이닝 동안 7피안타, 5볼넷을 허용하느라 무려 88구를 던져야 했다.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가 던진 44구의 두 배였다.
임기준은 무너졌지만 타선에서는 신인 황대인(19)이 한 줄기 희망을 쏘아 올렸다.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황대인은 3회초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6회초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넥센의 두 번째 투수 김택형을 맞아 3볼-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2㎞짜리 빠른 공을 힘껏 밀어쳐 우측 담을 넘겨버렸다.
0-5로 끌려가던 KIA의 추격 의지에 불을 댕기는 105m짜리 솔로포였다.
황대인은 7회초 1사 1, 2루에서도 만루를 만드는 좌전 안타를 쳐 KIA가 만회 점수를 내는 발판을 놨다.
경기고 시절 고교 최대 내야수로 꼽힌 황대인은 KIA 유니폼을 입으며 계약금 1억6천만원을 받은 유망주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2타수 6안타, 타율 0.500로 펄펄 날고 있다.
황대인은 경기 후 "스프링캠프 때는 왼쪽 발을 살짝 들고 쳤는데 이제는 땅에 양발을 대고 치면서 오른쪽 다리가 무너지지 않아서 변화구 대처가 좋아졌고 타격 페이스도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수비"라며 "3루와 2루를 오가고 있는데, 시범경기 동안 수비를 더욱 안정적으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이날 비록 마운드에서 씁쓸함을 맛봤지만 황대인의 맹타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KIA의 맹추격에도 넥센이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 6-5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