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릴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경기의 희비는 레이스 운영 전략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22·단국대)의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호주 대표팀의 훈련을 이끈 뒤 한국 취재진을 만나 레이스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일급비밀"이라고 피해갔다.
자유형 400m는 단거리에 필요한 스피드와 장거리에 필요한 지구력에 레이스 운영 전략이 삼박자로 맞아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종목이다.
박태환은 물론, 맞수인 쑨양(20·중국)도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두 사람의 몸 상태도 좋다.
이 때문에 놀랠 만한 기록을 내더라도 한 사람은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영복에 대한 규제가 이뤄진 지난해 이후의 기록에서 쑨양은 세계랭킹 1위, 박태환은 2위다.
박태환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분41초53으로 금메달을 따자 쑨양은 지난 4월 자국 대회에서 박태환의 기록보다 0.05초 빠른 2분41초48로 우승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박태환이 쑨양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레이스 운영 전략에서 상대의 허를 찔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쑨양은 박태환이 초반부터 치고 나갔지만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박태환은 당시 리드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쑨양이 뒤늦게 스퍼트를 해 마지막 50m 구간을 박태환(28초69)보다 빠른 27초68에 끊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태환의 0.94초 차 승리였다.
상하이에서의 재격돌에서도 결국 지략싸움에 때라 메달 색깔이 갈릴 전망이다.
쑨양이 광저우에서의 패배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훈련을 충분히 했을 공산이 크다.
레이스 운영 전략에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레인 배정이다.
박태환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예선에서 전체 5위의 기록을 내 결승에서는 2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예선 1위로 4번 레인을 배정받은 쑨양을 포함해 장린(5번 레인), 일본의 마쓰다 다케시(3번 레인) 등 경쟁자들을 한 방향에 몰아놓고 그들의 레이스를 한눈에 읽으면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