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안타 채증 뚫고 ‘결승점 맹타’

입력 2011.10.12 (21:40)

수정 2011.10.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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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소년장사' 최정(24)이 답답했던 무안타의 침묵을 가장 중요한 순간 깨뜨리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최정은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1, 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KIA 에이스 윤석민의 3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부드럽게 잡아당겼고, 공은 좌익수 키를 넘겨 펜스 앞으로 떨어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무려 13타수 동안 이어진 지긋지긋한 무안타의 굴레도 이 한 방으로 벗어던졌다.

최정은 그동안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선수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순도 높은 타격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이듬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472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둘러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정은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타율 0.545를 기록하며 삼성을 4연승을 일축하고 정상에 오르는 데 앞장섰다.

올 시즌에도 최정은 타율 0.320의 맹타를 휘두르며 SK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정은 막상 포스트시즌을 앞둔 9월 초 무릎을 다쳐 한 달 가까이 치료에 힘을 쏟아야 했다.

결국 이 부상의 여파가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져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8일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9일 2차전에서는 6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침묵했다.

그럼에도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우리 팀의 3번 타자는 최정이다. 최정만큼 잘하는 선수는 없다"며 끝까지 최정을 중심타순에 고정하고 믿음을 놓지 않았다.

최정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이 대행의 믿음에 부응했다.

11일 3차전에서 2타수 무안타로 돌아섰지만 몸에 맞는 공 2개를 얻어내는 등 강한 의욕을 보인 최정은 운명의 4차전에서 드디어 중심 타자다운 스윙을 했다.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맞은 기회는 놓치지 않고 상대 에이스를 무너뜨렸다.

최정은 5회 무사 2, 3루에서도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를 때려 승리에 쐐기를 박는 1타점을 올렸고 8회에도 희생 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다.

이날만 3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려 그동안 답답했던 속을 확실히 풀어버렸다.

최정이 살아나면서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SK의 공격이 한층 힘을 얻을 전망이다.

SK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동안 정근우와 박재상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들과 박정권, 안치용, 최동수 등 중심 타자들의 타격 감각이 날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에서 열쇠를 쥔 3번 타자 최정까지 마지막에 살아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최정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섯 가지 타격 기술을 갖고 있는데 3차전부터 그 중 3번째 자세를 사용했다"는 엉뚱한 대답을 해 폭소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연습 때는 계속 좋아지고 있었는데 첫 타석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수비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나오는 안타가 귀중한 안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운 좋게 정말 그렇게 됐다"면서 "감독님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이 끝까지 격려해 주신 덕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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