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죠!"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들어선 신지애(25·미래에셋)는 사회자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가 브리티시오픈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2승을 거둔 신지애는 그 2승을 모두 브리티시오픈에서 수확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기 전인 2008년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서 브리티시오픈과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신지애는 "링크스 코스는 일반 코스와 완전히 다른 곳"이라며 "다른 선수와의 싸움이 아니라 날씨나 코스와 싸움을 해야 하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래서 참을성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는 8월 1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 코스에서 개막한다.
이곳은 신지애에게 여러 의미가 있는 장소다.
먼저 2007년 이곳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면서 이 대회와 첫 인연을 맺었다.
신지애는 "링크스 코스라는 곳을 처음 느끼게 해 준 장소가 바로 이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이라며 "2006년까지 한국에서만 뛰었던 나로서는 2007년 이 대회에 나오면서 다양한 플레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신지애가 200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때 입었던 옷과 사용했던 퍼터, 공이 전시된 영국 골프박물관이 이 골프장 바로 옆에 있다. 이 박물관은 영국 왕립골프협회(R&A)가 운영하는 권위 있는 장소다.
신지애는 "아직 박물관에 가보지 못했는데 이따가 가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사실 작년 이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8개 홀밖에 돌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전 주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현지시간으로 월요일까지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한 뒤 이동하느라 대회가 임박해서야 영국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흘 내내 쾌조의 샷 감각을 보인 끝에 9언더파를 기록해 2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리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컨디션마저 좋다고 한다. 신지애는 "컨디션은 물론 샷 감각도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라며 웃었다.
두 개 홀이 그린 하나를 공유하는 홀이 많아 그린이 워낙 넓은 대회의 특성도 재치있게 받아쳤다.
그는 "2007년 이 대회에서 60m 버디 퍼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경우가 없었으면 한다"고 농담을 했다.
취재진이 "그 퍼트가 들어갔느냐"고 묻자 "여전히 15m는 짧더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신지애는 "월요일 포토 세션 때 우승 트로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며 "대회가 끝난 뒤에 똑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