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20일째…면허발급 노·정 벼랑 끝 대립

입력 2013.12.28 (17:32)

수정 2013.12.28 (17:33)

철도노조파업이 28일로 20일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수서 발 KTX 법인 면허 발급에 노동계가 총파업으로 맞서며 노·정 대립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최연혜 사장의 최후 복귀 통첩에 따라 871명의 노조원이 복귀, 복귀율이 처음 20%대를 넘어섰다.

◇ 운행동력 얻나…최후통첩 후 871명 복귀

코레일은 최연혜 사장의 최후통첩 후 복귀한 노조원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871명으로 전체 복귀인원은 2천43명으로 늘어나면서 복귀율은 23.2%라고 밝혔다.

직종별로는 열차승무원 27.5%, 역무원 49.3%, 시설 50.3%, 건축 37.8%, 전기 23.5% 등이다. 그러나 기관사 복귀율은 3.2%로 여전히 낮은 편이다.

코레일은 파업 주도한 노조간부를 중심으로 490여명에 대해 중징계를 전제로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이 가운데에는 파업 시작과 함께 고소·고발된 노조 간부 191명 가운데 해고자 46명을 제외한 145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내년 1월 2일까지, 나머지 파업을 기획·주도·독려·복귀방해활동을 벌인 노조 간부 345명은 내년 1월 중 징계위에 각각 부치기로 했다.

코레일은 징계처분과 함께 손해배상 등 구상권까지 개별적으로 청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코레일의 대체인력 660명 모집에 퇴직자 등 1천700명이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20명을 우선 채용해 직무교육을 시작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수서 발 KTX 면허 발급과 관련, "노조가 반대하는데도 정부가 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국민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께서는 어렵더라도 좀 참아주시고 결국 국민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정부의 일에 힘을 실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일부에서 주장하는 근거 없는 통계나 주장에 현혹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철도노조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당한 정책추진에도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국민에게 큰 불편을 끼치는 불법파업은 더는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 냉각된 노·정…민노총 총파업 확정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정부의 수서 발 KTX 법인 면허발급에 반발해 노정관계를 전면 단절하고 모든 정부위원회 참가를 모두 중단하는 등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 모여 지난 22일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해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 작전을 벌인 정부를 규탄하고, 철도 민영화를 포기하라고 촉구하며 파업의지를 다졌다.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은 "철도 노동자들은 어제 수서발 KTX 면허발급을 중단한다면 파업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밤 10시 날치기로 면허를 발급하고 협상을 걷어찼다"며 "정부는 중재를 위해 노력한 종교계를 부정하고 대화로 해결하라는 국회를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수배 중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민노총 사무실에서 생중계로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면허권 발급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파업을 해결하려는 국민의 염원을 철저히 무시한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수서 발 KTX 법인 면허를 발급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로 즉각 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13일 만에 노사 교섭이 어렵게 재개되고, 철도노조가 면허 발급과 파업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자고 제안했으며, 국회 환노위가 중재에 나서 처음으로 노사정 대화가 열린 날 정부는 이 모든 노력을 무시한 채 야밤에 면허를 기습 발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서 발 KTX 법인의 자본과 인력이 코레일에서 지원한 50억원, 20여명에 불과하다는 점과 개통이 2년 넘게 남았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면허는 졸속이고 위법적"이라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내년 1월 9일에는 2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1월 16일에는 3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전국 동시다발로 열기로 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2월 25일까지 강력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 주말 열차 주중보다 다소 늘려 운행

이날 열차는 평시 대비 82.1%로 운행, 주중(76.1%)에 비해 다소 늘었다.

KTX는 74.1%, 새마을호 57.7%, 무궁화호 62.2%, 수도권 전동열차 95%, 화물열차는 35.9%로 운행됐다.

그러나 파업 4주차인 30일부터는 필수유지 수준으로 운행돼 수송난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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