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홈런으로 플레이오프 2차전 MVP 선정
롯데 자이언츠의 '차세대 거포' 전준우(25)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도 힘차게 날아올랐다.
전준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6회말 승부의 물줄기를 돌려놓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롯데는 전준우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SK를 4-1로 누르고 1999년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시작된 포스트 시즌 홈경기 12연패의 사슬을 드디어 끊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2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전준우는 6회말 1사 1루에서 SK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전준우는 볼카운트 1-1에서 고든의 144㎞짜리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구가 관중의 손을 맞고 펜스로 넘어갔다'며 SK 측은 홈런이 아닌 2루타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확인됐다.
5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며 마운드를 완벽하게 지켰던 SK 선발 고든은 전준우에게 일격을 당한 후 후속 타자들에게 추가 실점하면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린 전준우는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전준우의 이날 활약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히트상품인 전준우는 첫 출전한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5-5로 팽팽하던 9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경기 MVP로 뽑혔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전한 전준우는 21타수 10안타(0.476), 홈런 2개를 터뜨리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날 결승 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내긴 했지만 전준우는 큰 것에만 의존하는 타자는 아니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등 타자로서의 모든 능력을 갖춰 정규시즌에는 주로 1번 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서 전준우에게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3번 타순을 맡겼다.
그리고 전준우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장타 본능을 회복하며 '큰 것'을 기대한 감독의 기대에 100% 부합했다.
경기 후 전준우는 홈런 상황에 대해 "어제부터 SK가 몸쪽 승부를 해 왔다"며 "그래서 몸쪽 공이 오면 자신 있게 스윙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고든이 던진 볼이 가운데로 약간 몰려서 생각보다 타구가 멀리 날아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서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면서 "집중력이 시즌 때보다 높아져 있다. 어느 볼이든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준우는 아울러 "1번 칠 때보다 3번이 여유가 있다. 3번이 편한 것 같다"면서 "득점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뒤에 이대호라는 선수가 있어서 연결고리만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