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롯데 자이언츠의 양승호 감독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3루수 황재균을 꼽았다.
양 감독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K를 4-1로 제압한 뒤 기자회견에서 "타자들이 공격에서 잘해줬지만 개인적으로는 MVP를 황재균에게 주고 싶다"며 "7회 2사 2, 3루의 위기에서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아줬다"고 말했다.
반면 1승 뒤 1패를 당한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경기는 졌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며 인천 홈에서 열리는 3, 4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양팀 감독의 말
◇양승호 롯데 감독
경기 전 난타전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송승준이 잘 던졌고 강민호가 잘 쳐줘서 쉽게 이긴 것 같다.
공격적인 면에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MVP를 황재균에게 주고 싶다. 7회 2사 2, 3루에서 3루 앞 땅볼을 맨손으로 잡는 메이저리급 수비로 실점을 막아내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대호가 연습 때는 타격감이 좋았는데 곧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대호가 살아나면 3, 4차전은 쉽게 갈 것이라고 믿는다.
2연패하고 3연승하는 팀이 있긴 하지만 오늘도 패하면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불펜을 4회부터 준비시켰다.
임경완이 어제는 흥분했고 오늘은 흥분을 덜 했다.
임경완은 볼이 떨어지지 않으면 난타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볼이 떨어지지 않았고 오늘은 공 끝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선수들을 잘 만나서 포스트시즌 12년 만에 홈경기 승리라는 영광을 안은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만수 SK 감독대행
오늘 졌지만 선수들이 잘했다.
고든이 잘 던졌다. 6회말에 롯데 전준우를 상대할 때 몸쪽 사인을 냈는데 가운데 높게 공이 형성됐다.
하나의 실투로 경기의 흐름이 롯데 쪽으로 갔다.
경기는 졌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선수들이 경기 후 모여서 홈에서 이기겠다고 했다.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고든도 잘 던졌지만 송승준이 워낙 잘 던졌다. 송승준이 올해 들어서 가장 잘 던진 것 같다.
아무래도 7회초 무사 1, 2루가 아쉬웠다. 박정권이 중전 안타쳐서 점수 올렸고 스코어 1-3에서 안치용의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아서 희생번트를 대게 했다.
주자 2, 3루를 만들고 후속타를 기대했지만 임경완이 몸쪽 싱커를 잘 던지는 바람에 타점을 못 올린 게 아쉽다.
이호준을 4번에 배치한 것은 고참 선수이고 주장 선수이기 때문에 기용한 것이다.
한게임 한게임이 결승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선수단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게임은 졌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