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움츠린 가을 어깨 활짝 폈다!

입력 2011.10.17 (21:39)

수정 2011.10.1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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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 되면 작아졌던 롯데의 우완 에이스 송승준(31)이 2011년 마침내 달갑지 않던 징크스를 깼다.

송승준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계속된 SK 와이번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고 볼넷 3개를 내줬으나 삼진 6개를 솎아내며 SK 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안았다.

포스트시즌 통산 5경기 등판 만에 올린 첫 승리였다.

송승준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정규리그에서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수확한 롯데의 간판 투수였으나 가을잔치에서는 유독 약했다.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15.88로 무척 부진했다.

게다가 1차전에서 팀의 패배로 이날 반드시 승리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고 등판했던 송승준은 이날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뽐내며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날 송승준이 던진 직구와 커브, 포크볼의 컨트롤은 정교했다.

오른쪽 타자 바깥쪽 무릎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드는 최고 시속 148㎞짜리 빠른 볼은 정확하게 포수 강민호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검지와 중지를 벌려 던지는 송승준의 전매특허 포크볼은 심하게 흔들리며 스트라이크 존 안팎을 넘나들었다.

직구와 포크볼보다 구사 비율은 낮았지만 커브 또한 SK 타자들의 눈을 현혹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1회 1사 1루에서 최정을 바깥쪽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운 송승준은 곧바로 이호준은 스트라이크 존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다시 삼진으로 잡았다.

2회 시작과 함께 박정권과 안치용을 각각 포크볼과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송승준은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고 기염을 토했다.

3회 정상호는 몸쪽에 떨어지는 커브로, 5회 안치용은 포크볼로 다시 삼진을 낚는 등 송승준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펼치고 제 몫을 해냈다.

올해 SK를 상대로 1승, 평균자책점 2.03으로 강했던 면모를 포스트시즌에서도 재확인한 셈이다.

4회 1사 1루와 6회 무사 1루에서는 각각 이호준과 정근우를 병살타로 유도했고 계속된 6회 2사 1루에서는 박재상을 견제구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송승준은 3-0으로 앞선 7회초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준 뒤 무사 1,2루에서 강영식으로 교체됐다.

이후 강영식과 임경완 두 투수가 위기를 1점으로 막으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송승준이 멋지게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신고하면서 3~4차전 인천 원정에 나서는 롯데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송승준은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부진해서 정말 창피하고 괴로웠다. 그게 약이 된 것 같다"며 "도망가는 투구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오늘은 홈런을 맞더라도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서 결과를 보자고 계획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크볼이 정규리그 때보다 더 잘 떨어졌다. 높이를 조절하면서 범타를 많이 유도했다"며 승리투수가 된 비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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