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낳은 리비아 사태가 막을 내리기까지 무려 8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민주화 시위로 시작해 내전을 거쳐 국제사회의 개입까지, 독재자 카다피 정권이 몰락하는 과정을 이경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17일,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현존 최장기 독재자 카다피를 몰아내려는 시위가 시작됩니다.
시위는 금세 동부 전역으로 번져나갔지만, 카다피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는 등 독재의 단맛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또,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을 이어가면서 사상자 수는 급격히 늘어납니다.
<녹취>카다피(전 리비아 국가원수/지난 2월 23일) : "조상을 욕되게 할 수 없다. 조부의 묘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항복하느니) 결국 순교자로 생을 마감하겠다."
이에 유엔안보리가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고, 전투기까지 동원한 카다피 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다국적군은 결국 리비아 공습을 전격 감행합니다.
계속된 공습에 전황은 급격히 시민군 쪽으로 기울었고, 시민군 측은 총리를 선출하며 임시정부를 수립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쉽게 막을 내릴 것 같았던 내전은 카다피의 끈질긴 저항 속에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지난 8월 24일 수도 트리폴리가 결국 시민군 측에 넘어갔고, 카다피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해버립니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세기의 독재자답게 여전히 결사항전을 외쳤지만, 시민군의 집요한 추격 끝에 42년 독재도 결국 그 막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이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