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를 42년간 철권통치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현지시각) 고향인 시르테 인근에서 시민군의 손에 최후를 맞았다.
그가 당초 알려진대로 시민군과의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숨졌는지, 아니면 성난 시민군에게 사살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베니토 무솔리니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등 세계 각국 독재자들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카다피처럼 자국민 손에 축출되는 등 비참한 최후를 맞은 세계 각국 독재자 15인을 정리해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 아직까지 집권하고 있는 지도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 = 1969년 친(親)서방 성향의 왕정을 무혈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리비아의 최고 권력자가 됐다. 1977년에는 사회주의와 이슬람주의, 범아랍주의를 융합한 '자마히리야(인민권력)' 체제를 선포, 인민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며 헌법을 폐기한 뒤 42년간 전제 권력을 휘둘렀왔다.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로 약 8개월 만에 고향 시르테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사담 후세인(이라크) = 1979년 이라크 대통령직에 취임한 뒤 독재정치를 해오다 미국의 침공으로 2003년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체포됐다. 집권 당시인 1982년 시아파 주민 148명에 대한 학살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사형선고를 받고 2006년 12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아돌프 히틀러(독일) = 1933년 나치당 당수로 독일 총리직에 오른 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다. 2차대전에서 패색이 짙어지던 1945년 4월, 아내인 에바 브라운과 베를린의 지하벙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베니토 무솔리니(이탈리아) = 1922년부터 21년간 이탈리아 파시스트당 당수와 총리로 재직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나 1943년 연합군 상륙과 함께 실각해 체포·감금됐다. 1945년 4월 스위스로 달아나다 코모 인근 마을에서 의용군에 체포돼 처형됐으며 이후 시신이 일반에 공개됐다.
▲폴 포트(캄보디아) = 1975~1979년 크메르루주 정권의 수반으로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명분 하에 약 170만명의 양민을 학살했다. 1998년 4월, 73세의 나이로 고국에서 비교적 평온하게 생을 마감했으나 생존한 크메르루주 지도자들은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디 아민(우간다) = 1971~1979년 우간다를 철권 통치하면서 반대파를 대량학살해 악명을 떨쳤다. 반대파의 배신으로 고국에서 추방, 리비아를 거쳐 사우디 아라비아로 망명했으며 2003년 8월 사우디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모부투 세세 세코(자이르) = 1965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30여년 간 대통령으로 독재정치를 펼쳤다. 1997년 5월 반군의 무장봉기로 모로코로 피신한 후 같은 해 9월 암으로 사망했다.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루마니아) = 24년간 대통령으로 루마니아를 철권통치하다 1989년 12월 민중봉기로 축출된 뒤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며칠 만에 아내와 함께 총살됐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세르비아) = 1989년 세르비아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에 대한 '인종 청소'를 단행했다. 2000년 민중봉기로 실각한 뒤 이듬해 세르비아 경찰에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전범 재판을 받았으며 2006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장-클로드 뒤발리에(아이티) = 아버지인 프랑수아 뒤발리에에게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뒤 1971년부터 1986년까지 15년간 독재자로 군림했으며, 가난에 지친 국민들의 반발과 미국의 압력으로 축출, 프랑스로 망명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필리핀) = 1965년 대통령직에 당선된 뒤 대통령 연임 금지조항을 개정하고 1986년까지 재직했다. 독재와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민중봉기로 대통령직에서 사퇴한 뒤 하와이로 망명, 1989년 호놀룰루에서 숨을 거뒀다.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한 뒤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지난해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물결이 이집트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올해 2월 대통령직에서 사퇴했으며,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풀헨시오 바티스타(쿠바) = 1952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뒤 의회와 언론을 통제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반정부 단체가 혁명을 일으키면서 축출됐고, 도미니카 공화국과 포르투갈 등으로 망명했다가 스페인에서 사망했다.
▲안토니오 데 올리베이라 살라자르(포르투갈) = 1932년부터 1968년까지 36년간 수상으로 포르투갈을 통치하며 경제 발전을 이룩했으나 식민지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립했다. 1968년 뇌혈전증으로 물러났다가 1970년 사망했다.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파라과이) = 1954년 군부 쿠데타로 대통령에 취임하고 비상사태 선언, 헌법 개정 등을 통해 8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되며 독재정치를 펼쳤으나 1989년 역시 군부 쿠데타로 실각, 망명지인 브라질에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