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서 SK에 2-0 완승
차우찬 3이닝 5탈삼진으로 승리투수·경기MVP
삼성 마운드, SK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리를 거두고 팀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기분 좋게 첫 걸음을 뗐다.
정규리그 1위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더그 매티스-차우찬-안지만-권혁-오승환이 이어 던진 철벽 마운드와 신명철의 2타점 결승타를 엮어 SK에 2-0 완승을 거뒀다.
7전4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기선을 제압한 삼성은 2006년 이후 5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위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역대 27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2번으로 확률로 치면 81.5%다.
게다가 삼성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SK를 상대로 첫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그동안 삼성은 2003년 준플레이프에서 2패,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4패 등 SK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6전 전패를 당했다.
5명의 투수가 이어던진 삼성 마운드는 이날 SK 타선을 5안타로 틀어막고 삼진을 12개나 잡아내며 맹위를 떨쳤다.
특히 역대 포스트시즌 여섯 번째, 한국시리즈 다섯 번째로 상대팀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5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은 3이닝 동안 안타·4사구 하나 없이 삼진만 5개를 뽑아내는 무결점 투구로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차우찬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47세이브를 올린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8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에서만 네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성과 SK는 26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삼성은 장원삼, SK는 윤희상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지난 6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삼성 마운드의 힘이 SK 타선을 압도했다.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지난 시즌 챔피언 SK는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SK는 선두 타자를 잇달아 출루시키고도 점수를 뽑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밟았지만 중심타자 최정과 박정권이 차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에는 역시 선두타자 안치용이 볼넷을 골랐지만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돌아섰다.
3회에도 2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더니 4회에는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안치용이 우전안타를 때렸지만 이호준의 3루수 쪽 병살타가 이어져 땅을 쳤다.
계속된 공격에서 김강민이 내야안타를 친 뒤 도루와 포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나아가 첫 득점에 대한 기대를 키웠지만 박진만이 투수 앞 땅볼을 쳐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SK가 낼 점수를 내지 못하자 3회까지 SK 선발 고효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삼성이 4회말 먼저 균형을 깨트렸다.
1사 후 최형우가 좌중간 2루타, 강봉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살아나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채태인이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지만 신명철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 삼성이 앞서나갔다.
고효준은 신명철의 한 방으로 3⅔이닝 동안 3안타 사구 두 개, 2실점을 기록한 채 강판당했고 대신 브라이언 고든이 등판했다.
삼성도 5회초 수비를 시작하며 마운드에서 매티스를 내리고 차우찬을 올려 리드 굳히기에 들어갔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배영섭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추가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배영섭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좋은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삼성은 SK 투수가 이재영으로 바뀐 6회말에도 아쉽게 기회를 날렸다.
1사 후 최형우의 우익수 쪽 2루타와 강봉규, 채태인이 연속해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모든 베이스를 채우고도 홈은 밟지 못했다.
삼성이 더 달아나지 못했지만 SK는 차우찬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반격조차 펼치지 못했다.
차우찬이 마운드에 선 3이닝 동안 매 회 삼진을 당했고,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한 채 삼자범퇴로 돌아섰다.
차우찬에 이어 등판한 안지만도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SK 타선에서 매티스가 물러난 뒤 1루에 살아나간 것은 8회말 2사후 권혁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친 박재상이 유일했다.
’가을 사나이’ 박정권도 삼진 2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는 등 이날만큼은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팀의 영패를 지켜봐야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입장권 1만 장이 모두 팔려 포스트시즌 6경기, 한국시리즈 21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