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첫 판에서 완승하면서 기선을 잡은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8) 감독은 계투로 투입한 차우찬의 호투가 승인이었다고 자평했다.
류 감독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K를 2-0으로 꺾은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히든 카드'였던 차우찬이 아주 잘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내일 2차전에서도 정인욱이라는 '히든 카드'가 있다"며 대구에서 2연승을 거두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삼성 마운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패를 당한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은 "4회말 고효준을 교체하는 타이밍이 늦은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다음은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
매티스가 오늘 초반에 위기가 있었음에도 잘 막아줬고 '오늘의 히든카드' 차우찬이 잘 던졌다.
차우찬이 연습하는 동안 구위가 많이 좋아졌기에 선발로 쓸지 중간으로 쓸지를 고민하다가 두 번째 나가는 롱맨으로 쓰기로 했다. 결과가 아주 좋았다.
경기 전에 매티스에게 짧게 끊을테니 전력으로 던지라고 미리 얘기해 뒀다. 초반에 위기도 있었던데다 차우찬 구위가 워낙 좋아져서 3~4이닝 정도는 막아주리라는 생각으로 일찍 교체했다.
윤성환은 4차전 선발로 예상한다. 차우찬은 내일은 등판 계획이 없고 3차전에 중간을 쓸지를 고민할 것이다.
내일도 히든 카드가 있다. 정인욱이다. 정인욱도 공이 매우 좋다.
우리는 중간 투수가 워낙 좋은 만큼 한 타이밍 빠르게, 점수를 주기 전에 바꾸는 게 맞는 것 같다. 5~6회까지만 1~2번째 투수가 막아 주면 정현욱과 안지만, 권오준 등 투수들도 많다. 8회까지만 버티면 된다.
투수들이 오래 쉬어서 힘이 좋은 것 같다. 경기를 많이 해서인지 SK 타자들 배트 스피드도 조금 느려진 것 같지만 그보다는 우리 투수들이 잘 던졌다. 롯데 마운드와 우리 마운드는 차이가 난다.
4승 해야 끝나는 것이니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이만수 SK 감독대행
4회말에 투수 교체가 한 템포 늦은 게 아쉽다. 신명철 타석에서 고효준을 내릴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너무 일찍 바꾸는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렀기 때문에 중간 투수들이 많이 힘들어해서 신명철까지만 버텨주길 바랐다. 거기서 늦은 게 패인이다.
오늘은 하루만 쉬고 경기를 치르는 터라 총력전으로 가기 어려웠다. 투수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될 수 있으면 승리조를 아끼려 했다. 그래도 고효준과 이재영, 이승호가 끝까지 던져줬다. 덕분에 내일부터 정상 로테이션이 가능하니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든을 넣은 것도 그만큼 중간투수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고든을 공 20개 만에 내렸는데, 경기를 보니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무리하게 던지도록 하지 않았다. 내일 던질 수 있게 하려고 내렸다.
공격이 잘 되지 않았지만 타자들은 잘 쳐야 3할이다. 한국시리즈라 긴장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내일은 잘 치지 않겠나.
수비에서 실수가 여러 번 나온 것은 집중력 문제는 아니다. 다만 박진만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시즌 중이라면 체력 안배를 해 주겠는데, 오늘까지 10경기를 내내 뛰면서 힘든 것 같다. 내일은 휴식을 위해서라도 최윤석을 선발로 넣으려 한다.
삼성은 타자들은 별로 신경 안쓴다. 우리가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투수들이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타자들은 상대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지고 들어간다. 별다르지 않게 생각해야 한다. 오승환도 좋은 투수지만 칠 수 있는 공인데 타자들이 위축되는 게 아쉽다.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대구 팬들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