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프리카공화국)가 실력만 된다면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26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의족에서 얻는 불공평한 이점은 없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디악 회장은 "피스토리우스가 내년 올림픽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림픽 육상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능력이 있는 선수는 모두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족에 이점이 있다면 이미 검증을 통해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라며 "IAAF는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해 디악 회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견을 밝혔다.
로게 위원장은 "피스토리우스가 런던 올림픽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IAAF에서 검증할 것"이라며 "출전이 허용된다면 기준에 따라 본선 출전권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남아공올림픽위원회의 국가대표 선발 절차도 거쳐야 한다"며 다른 선수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올림픽 출전 절차를 설명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할 예정이다.
디악 회장은 "피스토리우스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려면 1번 주자로 뛰어야 한다고 남아공육상연맹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칼날처럼 생긴 스프링 의족을 달고 뛰기 때문에 넘어지거나 바통 터치를 할 때 경쟁 선수들과 모여있다가 안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그간 트랙에서 우려와 같은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어 IAAF의 간섭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한편 디악은 대회 개막 하루를 앞둔 준비 상황에 대해 "파리와 헬싱키, 오사카, 베를린 등 역대 세계선수권대회를 다 둘러봤지만 대구의 준비 상황이 더 낫고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타디움도 새로 보수됐고 트랙도 최고라서 이제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모든 게 달렸다"며 "내일 날씨가 중요한데 그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는 한국이 대회를 개최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육상이 최고의 여건에서 열리는 것을 보는 기회"라며 "한국 선수들도 많은 진전을 보였고 이번 대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