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권 연타석포…5연속 KS행

입력 2011.10.23 (18:03)

수정 2011.10.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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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권, 2홈런으로 4타점…안치용 3안타
고든 3⅔이닝 무실점 승리투수…정우람 3이닝 무실점 세이브

'비룡군단'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물리치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 롯데에 8-4로 역전승했다.

2승2패로 맞선 채 적지에서 벌인 운명의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천금 같은 승리를 챙긴 SK는 3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1위로 직행했던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SK는 해태 타이거즈(1986~89년)를 밀어내고 이 부문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지난 4년 동안 우승 3번과 준우승 1번을 차지했던 SK는 25일부터 정규리그 1위 삼성과 7전4승제 한국시리즈를 벌여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롯데는 200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또 뒷심 부족을 절감하며 단 한번도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채 짧은 가을을 마감했다.

이날 양팀은 김광현(SK)과 송승준(롯데) 등 두 명의 좌·우완 에이스를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려 총력전을 예고했다.

먼저 웃은 것은 롯데였다.

롯데 타자들은 1회말 선두타자 김주찬의 우중간 3루타를 시작으로 위력이 떨어진 김광현의 공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1사 3루에서 전준우가 우선상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김광현은 1사 1, 2루에서 홍성흔을 2루수 병살타로 잡아 한숨을 돌렸으나 2회초 선두타자 강민호를 볼넷으로 걸어 내보낸 뒤 고개를 숙인 채 고든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고든이 2회 1사 2루, 3회 2사 3루의 위기를 잘 넘기면서 조금씩 SK에게 흐름이 넘어왔고, 가을에 강한 SK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4회초 1사 후 3번 타자 최정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서 기회를 만들었고, 박정권이 큼지막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려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박정권은 볼카운트 1-2에서 송승준의 4구째 가운데 낮은 직구를 퍼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역전 아치를 그렸다.

전세가 뒤집히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5회초 2사 후 왼손타자 임훈의 타석에서 4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왼손 투수 장원준 카드를 일찍 꺼내들었다.

그러나 장원준은 임훈에게 중전 안타, 정근우에게 유격수 앞 내야 안타를 허용해 오히려 2사 1, 2루 위기에 몰리더니 박재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불을 끄러 나온 크리스 부첵마저 홈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튀어오르는 폭투를 던져 3루 주자를 불러들여 점수가 4-1로 벌어졌다.

SK는 6회에도 최정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자 박정권이 부첵에게 연타석 홈런을 뽑아내 5점 차로 크게 앞서나갔다.

박정권은 이번엔 볼카운트 0-2에서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만 통산 홈런 6개를 때려 이승엽(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롯데 타자들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6회말 전준우의 안타와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홍성흔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1점을 만회했고, 강민호가 바뀐 투수 정대현에게 왼쪽 펜스를 직접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쳐 4-6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SK 계투진이 더는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대현은 무사 2루에서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고, 7회에는 '홀드왕' 정우람이 1사 2루에서 전준우와 이대호를 범타로 묶어 롯데의 흐름을 끊었다.

추격의 흐름을 놓친 롯데는 다시 조직력이 흔들려 자멸하고 말았다.

8회초 무사 1루에서 박정권의 느린 땅볼을 3루수 황재균이 제대로 잡지 못했고, 이어 김사율의 폭투까지 겹쳐 무사 2, 3루에 몰렸다.

결국 SK가 안치용의 우전 안타와 김강민의 중견수 뒤 2루타로 8-4로 차이를 벌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SK는 김광현이 1이닝 만에 무너졌지만 브라이언 고든이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고 정우람이 3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확실히 지켰다.

반면 롯데는 송승준이 4⅔이닝 만에 강판당한 뒤 8명의 투수를 쏟아부었으나 6실점(5자책점)을 허용해 계투진의 힘에서 SK에 완전히 밀렸다.

이날 결정적인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린 SK 4번 타자 박정권이 기자단 투표에서 62표 중 59표를 획득,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21타수 8안타(타율 0.381)를 기록했고 6타점을 올려 '가을 사나이'의 명성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경기가 벌어진 사직구장은 2만8천500명이 들어차 포스트시즌 5경기, 플레이오프 13경기 연속 매진 행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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