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기는 법 꿰차고 가을 강자 우뚝

입력 2011.10.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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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는 이제 프로야구에서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됐다.

SK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8-4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로써 SK는 프로야구 출범 30년을 맞은 올해 역대 구단으로는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해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와 2000년대 초반까지 KIA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차례나 정상을 밟았던 현대 유니콘스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해산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인수해 2000년 새로 창단한 SK는 2006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 한 번만 차지했을 뿐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해 강팀으로 불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7년부터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더니 2008년, 2010년 세 차례나 축배를 들었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을 잔치의 단골손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구단과의 마찰로 김 전 감독이 지난 8월 팀을 떠나고 이만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앉았으나 그간 SK가 구축해온 팀 색깔과 전력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변함없이 장점을 발휘했다.

끌려가고 있더라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전세를 뒤집는 응집력과 벌떼 불펜의 위력을 앞세워 SK는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졌던 KIA 타이거즈와 롯데를 잇달아 격파했다.

이미 2007년 한국시리즈와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2패 후 4연승과 3연승을 달리며 승부에서 이겼던 자신감이 바탕이 된 덕분에 SK는 웬만한 위기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완패했지만 2차전을 연장 역전승으로 장식한 뒤 내리 2승을 보태 포스트시즌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에서 0-3으로 끌려가다 경기 중반 동점을 만들었고 6-6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 끝내기 고비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손아섭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연장 10회 터진 정상호의 결승 솔로포로 승리를 거두면서 저력을 자랑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5차전을 롯데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지는 사직구장에서 치르게 됐지만 SK 선수들은 침착했다.

1회 대량 실점 고비를 1실점으로 틀어막은 SK는 4회 박정권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5회와 6회 2점씩을 보태며 승부를 갈랐다.

사실상 롯데 마운드가 백기를 든 8회에도 안치용의 적시타와 김강민의 2루타 등으로 2점을 뽑아내면서 롯데의 항복을 확실히 받아냈다.

사령탑이 김성근 전 감독에서 이만수 대행으로 바뀌면서 기동력과 번트 등으로 상대팀을 압박하는 맛은 줄어들었지만 SK 선수들은 이기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SK 타자들은 상대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맞붙어 주도권을 빼앗았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승부의 분수령이 될만한 순간 어김없이 점수를 얻어내면서 찬스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1차전과 5차전 모두 1회 대량 실점 위기를 병살타로 넘긴 뒤 접전으로 끌고가면서 SK는 결국 이겼다.

올해 롯데를 상대로 3승이나 거뒀던 용병 게리 글로버가 팔꿈치 통증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져 마운드 싸움에서 다소 열세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SK는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정신으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광현마저 시즌 내내 부진했던 터라 확실한 선발 투수가 사실상 고든 뿐이었지만 구원에서 선발로 돌아선 송은범이 제 몫을 100% 이상 해냈고 박희수·정우람 등 왼손 투수들이 적절히 롯데 타선을 제압하면서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나 치르면서 체력이 소진될 법도 하지만 SK 선수들은 지친 기색 없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의 명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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