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인 오른팔 더그 매티스(28·삼성)와 왼손 투수 고효준(28·SK)이 25일 오후 6시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대결을 벌인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24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 투수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지난 7월 메이저리거 출신 강타자 라이언 가코를 대체하는 용병으로 한국땅을 밟은 매티스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52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특히 8월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승리를 따냈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주로 뿌리며 삼진을 많이 잡기보다 타자의 눈을 현혹해 땅볼로 처리하는 유형의 투수다.
땅볼 대 뜬공의 비율이 1.50으로 리그 1위인 라이언 사도스키(롯데·1.63)에 버금간다.
노련하게 타자를 요리하는 매티스는 10차례 등판 중 8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해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펼쳐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류 감독은 매티스가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투수는 아니나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6~7이닝을 꾸준히 던졌다는 점에서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안지만-권혁-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가 워낙 강력해 매티스가 2점 이내로만 막고 타선이 점수를 뽑아 리드를 잡는다면 절대 뒤집어 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깔렸다.
매티스는 지난 18일 청백전에 등판해 5이닝 동안 1점만 주고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이에 맞설 고효준은 SK의 깜짝 카드다.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투수이자 올해 삼성과의 대결에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3을 남긴 송은범이 나설 전망이었으나 등판 순서가 바뀌었다.
이만수 대행은 "23일까지 롯데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느라 전 투수가 불펜에 대기했다. 1차전만 고효준을 예고하고 2차전 선발투수는 김상진 투수코치와 상의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고효준은 올해 정규 시즌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26을 남겼다.
삼성과의 대결에서는 7경기 중 4경기에나 선발로 등판했고 1패, 평균자책점 4.94로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한이·최형우 등 삼성 타선의 핵인 왼손 타자를 봉쇄하는 데 효과적인 투수라는 판단에 따라 이 대행이 1차전 선발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벌떼 불펜'이 최대 강점인 SK는 고효준의 구위에 따라 계투책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