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정근우, ‘밥상 차리기’ 중책

입력 2011.10.25 (11:15)

수정 2011.10.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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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에는 확실한 4번 타자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탄탄한 불펜이 있다.



테이블 세터들이 살아나가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면 중심타선에서 이를 잘 쓸어담고서 리드한 상황에서 철벽 불펜진을 투입하는 것이 양팀의 승리 공식이다.



결국, 양팀의 테이블 세터들이 ’밥상’을 얼마나 잘 차려 주느냐에 승부가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4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당시 ’사자 군단의 맏형’ 진갑용이 SK에서 가장 봉쇄해야 할 선수로 톱타자 정근우를 지명한 것도 그래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SK가 KIA 타이거즈를 제친 것은 테이블 세터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SK의 톱타자 정근우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출루율 0.579, 도루 3개로 KIA 배터리를 흔들었고, 최우수선수(MVP)상까지 차지했다.



역으로 SK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힘든 승부를 이어간 것은 정근우가 무조건 살아나가야 하는 선두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다.



SK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정근우의 맹활약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근우는 2차전 4타수 1안타로 주춤하더니 3차전과 4차전에서는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SK는 정근우가 빈타에 허덕였던 3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4점을 뽑아내는데 그쳤지만, 2안타를 때려낸 5차전에서는 득점력이 되살아나면서 8-4 대승을 거뒀다.



결론은 정근우가 출루해야 SK는 득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근우가 출루하게 되면 빠른 발과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인해 상대 투수와 수비진은 긴장하게 된다. 톱타자 정근우의 활약이 SK에는 절대적이다.



SK에 정근우가 있다면 삼성에는 김상수가 있다.



프로 데뷔 3년차인 김상수는 후반기 부상으로 이탈한 신인 배영섭을 대신해 톱타자로서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78, 타점 47개, 득점 53개를 기록했다.



득점이 53개로 크진 않지만 김상수가 정규시즌에서 주로 9번 타자로 활약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수치는 아니다.



삼성은 팀 내에서 주루 플레이가 가장 뛰어난 김상수가 살아나가 상대 수비를 휘저어주고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당면 과제다.



김상수 역시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1안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터라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승부처에서는 선취점에 따라 팽팽하던 승부가 급격히 한쪽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야 할 양팀의 톱타자에게 쏠린 비중이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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