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조인성·이승호 진로에 관심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하루 만에 세 명이 새로운 둥지를 찾으면서 미계약 상태로 남은 김동주(35·전 두산), 조인성(36·전 LG), 이승호(30·전 SK)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FA 신청 선수 17명 중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인 지난 19일까지 재계약서에 사인한 선수는 9명이다.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며 계약을 미룬 나머지 8명 중 이택근(LG→넥센), 송신영(LG→한화), 임경완(롯데→SK) 등 세 명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20일 바로 새 팀을 찾았다.
이대호(전 롯데)와 정대현(전 SK)은 각각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남은 것은 김동주, 조인성, 이승호뿐이다.
김동주와 조인성은 1998년 각각 두산의 전신인 OB와 LG에 입단해 14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김동주는 통산 타율 0.310과 270홈런, 1천61타점 등 눈부신 기록을 남겼고 '두목곰'이란 별명답게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조인성도 지난해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등 LG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동주와 조인성은 결국 두산, LG와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동주와 우선협상 기간 내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두산은 "서로 원한 조건에 차이가 컸다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재협상하자는 뜻"이라며 조급해하지 않고 있다. LG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김동주와 조인성 모두 적지 않은 나이에 몸값이 비싸다는 것도 운신의 폭을 좁게 한다.
FA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전 소속구단에 올해 FA선수 연봉의 300%, 또는 연봉 200%+보호선수 20명 이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김동주의 올해 연봉은 리그 최고인 7억원이었다. 김동주를 데려가는 구단은 최대 21억원을 두산에 보상해야 한다.
다만 '거포' 이대호에게 4년간 최대 100억원을 제시했던 롯데와 이택근·송신영을 타 구단으로 떠나보낸 LG가 변수다.
이들의 '쇼핑 자금'이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나 LG는 팀 내 중심타자로 김동주를 노릴 만하다. 김동주는 이대호, 이택근이 빠진 1루수 자리도 메울 수 있다.
조인성은 경험 많은 공격형 포수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충분한 선수다.
하지만 FA였던 포수 진갑용(삼성)과 신경현(한화)이 원 소속구단과 재계약하는 등 대부분 팀의 주전 포수자리는 이미 찼다.
조인성의 올해 연봉이 5억원이나 된다는 점도 LG 잔류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좌완 투수 이승호는 일본, 미국 쪽 구단과 협상을 진행할 에이전트를 선임하는 등 외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구단의 협상 창구를 닫아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불펜과 마무리 모두 가능한 왼손잡이 투수라는 점에서 국내 구단의 구애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신영을 놓친 LG나 불펜 강화가 필요한 두산, 한화, KIA 등이 이승호의 영입에 관심을 둘 만하다.
이승호의 올해 연봉이 2억원이라 보상금이 최대 6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