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가을 잔치'를 꿈꾸는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주전급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비상이 걸렸다.
올해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선수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총 4명에 이른다.
이중 투수 이상열만 잔류를 택했고 내야수 이택근과 마무리 투수 송신영은 지난 20일 각각 넥센과 한화로 둥지를 옮겼다.
주전 포수인 조인성이 21일 SK와 전격 계약을 맺으면서 LG는 불안한 뒷문 외에도 안방마님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김기태 감독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머리가 복잡하다"며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그는 "사람은 다 똑같다. 아쉬운 점이 많다"며 "하지만 이제 아쉬워할 수만은 없다. 선수들이 선택한 길이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겠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2군 감독 출신으로 유망주들에 대한 애정이 깊은 김 감독은 구단 내부에서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었지만 아직 유력한 선수가 없다는 게 걱정거리다.
김 감독은 이택근이 떠난 1루수 후보로 작은 이병규(배번호 24), 윤상균 등을 꼽았지만 포수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김태군, 심광호, 윤상균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공수에서 조인성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풀타임으로 활약하는데도 다소 무리가 있다.
올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신인 조윤준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 감독은 "에이스가 나갔으니 내부 경쟁을 시킬 계획"이라며 "김태군도 있고 윤상균, 조윤준, 심광호도 있다. 모든 포수가 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투수진에 대해서도 검증된 주키치, 리즈, 박현준을 선발로 세울 것이라는 것 외에는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내부에서 키우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 괜찮다, 투수 코치가 잘 만들어 준다고 했으니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좋은 투수들이 많으니까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봉중근도 돌아올 것이고 우규민이 기대된다. 입대 전보다 훨씬 성숙했다"고 칭찬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떠난 것은 팀으로서는 악재지만 후배 선수들에게는 출전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감독은 "2군에도 좋은 선수들 많이 있으니 올라올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면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초반부터 눈에 띄게 팀이 개편되면 혼란이 올 수도 있으니 선수들 한명 한명씩 맞춰가면서 내년 시즌을 구상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