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6번 vs 넥센 4·5번’ 타선 터질까?

입력 2014.11.11 (08:36)

수정 2014.11.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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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3, 0.111, 0.176, 0.059….'

이 숫자들은 2군에서 갓 올라온 타자들의 타율이 아니다.

차례대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5번 박석민과 6번 이승엽, 넥센 히어로즈 4번 박병호와 5번 강정호가 2014 한국시리즈에서 기록 중인 타율이다.

중심 타선에서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해야 할 선수들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두 팀의 공격도 답답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5차전에서 삼성은 8회까지 안타 5개에 볼넷 6개를 얻어 무려 11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무수한 잔루가 쏟아진 배경에는 타점 생산에 주력해야 할 5, 6번 타순의 지독한 엇박자가 있었다.

원래 삼성은 5번 박석민, 6번 이승엽의 고정적인 타순을 선호하지만 이날만큼은 두 선수의 순서를 바꿔 나왔다.

한국시리즈 들어 1안타에 그친 박석민을 배려한 조치였지만 2안타를 친 이승엽이라고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었다.

5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이승엽은 첫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나 삼진으로 물러났고, 8회에 가서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할 수 있었다.

박석민은 8회 이승엽의 사구로 완성된 천금 같은 무사 만루 기회에 타석으로 향했지만 인필드 플라이로 돌아서고 말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석민 타석 때 대타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변치않는 믿음을 보내면서도 "무사 만루에선 첫 타자가 최소한 병살타라도 쳐서 점수를 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류 감독은 "이승엽과 박석민이 계속 막힌다"며 "6차전에선 두 선수가 히어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그나마 4번 타자 최형우가 5차전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날리는 등 역할을 하는 삼성에 비해 넥센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정규시즌에서 92홈런, 241타점을 합작한 최강의 듀오 박병호·강정호가 합계 34타수 4안타로 4타점을 내는데 그쳤다.

강정호가 1차전, 박병호가 2차전에서 홈런 하나씩 치기는 했지만 3차전 이후 두 선수가 팀의 공격에 이바지한 부분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다양한 수준의 투수들을 돌아가며 상대하는 정규시즌과 달리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선 평균 이상의 실력을 지닌 데다가 최고의 집중력으로 무장한 투수들을 마주해야 한다.

게다가 집중 견제에 시달리는 중심 타자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지만 결국 이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 우승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1승만 남겨둔 삼성과 창단 후 첫 정상에 도전하는 넥센의 운명은 어쩌면 이들 네 선수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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