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더그아웃 도루론…때론 인내가 답

입력 2014.11.11 (17:49)

수정 2014.11.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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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누'를 뺏고 빼앗아 홈 플레이트를 밟는 경기다. 진루는 최종 목적인 득점을 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때론 '참는 게 답'일 수 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11일 잠실구장에 도착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준비한 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에서는 "인내의 승리"라는 말이 나왔다.

류중일(51) 삼성 감독과 김평호(51) 1루 베이스 코치는 10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떠올리며 '인내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10일 삼성은 0-1로 뒤진 9회말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타격감이 점점 상승하는 최형우가 들어섰고, 김헌곤이 채태인과 교체돼 1루 대주자로 나섰다.

류 감독과 김 코치는 잠시 '2루 도루'를 고민했다. 하지만 곧 김헌곤에게 도루를 자제하라는 '웨이팅 사인'을 보냈다.

김 코치는 "때론 도루를 참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 배터리가 타자와 싸움에 집중하는 상황이라 2루 도루를 시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컸다"면서 "하지만 '뛰지 않는 게 팀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헌곤이 2루 도루를 성공해 2사 2·3루가 됐다면 넥센이 최형우와 볼넷을 감수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김헌곤을 1루에 둬 넥센 1루수 박병호의 수비 반경을 좁히려는 의도도 있었다.

주로 잡아당기는 타자 최형우가 1루쪽으로 타구를 보낼 확률이 높다는 게 삼성 더그아웃의 생각이었다.

만약 김헌곤이 2루에 서 있었다면 박병호는 1루 베이스 뒤에서 깊은 수비를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1루 베이스 근처를 지켜야 했다.

결과론이지만, 김헌곤에게 내린 웨이팅 사인은 성공적이었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최형우와 정면승부를 펼쳤고, 최형우는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손승락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1루수 옆을 뚫는 2타점 끝내기 결승 2루타를 쳐냈다.

도루 욕구를 참던 김헌곤은 최형우의 타격과 동시에 전력 질주를 시작해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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