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2승 3패로 몰려 벼랑 끝에서 6차전을 치르는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넥센은 한 번만 더 패하면 2008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의 꿈이 날아간다.
6차전에서 배수진을 치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7차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고민의 중심에는 외국인 좌완 투수 앤디 밴헤켄이 자리잡고 있다. 밴헤켄은 7차전에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넥센으로서는 6차전에서 패해 가장 확실한 에이스인 밴헤켄을 써보지도 못하고 한국시리즈가 끝난다면 땅을 칠 일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을 앞두고 밴헤켄 활용방안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염 감독은 "6~7차전 가면 선발의 개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특히 5차전에서 지는 팀은 더 심하다. 5차전을 승리한 팀도 6차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지
아니면 7차전까지 고려해야 하나를 놓고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밴헤켄은 (6차전에서)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고 한다"며 "단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쓰겠다"고 말했다.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올 때 밴헤켄을 투입하겠다고 말한 것은 5차전을 승리한 상황을 가정한 발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 때 밴헤켄 카드를 꺼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넥센은 5차전에서 9회말 2아웃까지 1-0으로 앞서다가 최형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1-2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이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 아니라 삼성의 우승 확정을 저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로서는 넥센이 6차전에서 밴헤켄을 활용할 가능성은 커보인다.
6차전 선발 오재영이 완투형 투수가 아니고, '필승조' 가운데 믿을 만한 투수는 현재로서는 손승락 정도이기 때문이다. 시소게임에서 김대우나 문성현을 쓰기도 불안하다.
상황을 가정한다면 넥센이 박빙의 리드를 안은 상황에서 오재영이 5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갈 경우 밴헤켄이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기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한다면 염 감독으로서는 고민 없이 밴헤켄을 7차전 선발로 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