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팀내 다승왕' 윤성환(30)과 SK 와이번스의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23)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맞붙는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이 끝난 뒤 4차전 선발투수로 윤성환과 김광현을 각각 예고했다.
윤성환과 김광현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2시부터 열리는 4차전에서 팀의 명운을 걸고 맞대결을 펼친다.
윤성환이 호투해주면 삼성은 3승1패로 앞서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된다.
반면 김광현이 긴 이닝을 버텨주면 3차전에서 힘겹게 1승을 거둔 SK가 2승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
삼성 윤성환은 올 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2008년 선발 전향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기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2009년 14승(평균자책점 4.32)을 달성하며 삼성 역사상 4번째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는 지난해에는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3승밖에 하지 못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도 나가지 못했고 팀이 SK에 4전 전패하며 준우승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봐야만 했다.
올해 멋지게 재기한 윤성환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이 걸린 4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지난해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윤성환이지만 SK를 상대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4경기에 나와 2승을 거두는 동안 피안타율은 0.342, 평균자책점은 5.09에 달했다.
윤성환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가 일품이긴 하지만 직구 최고 시속이 145㎞ 정도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초반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1차전에서 선발 더그 매티스에 이어 차우찬이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것처럼 삼성 벤치에서 교체 타이밍을 일찍 가져갈 공산이 크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제 역할을 못했던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 만큼은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팀에 진 빚을 갚는다는 각오다.
김광현은 부상과 재활 탓에 올 시즌 4승6패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삼성을 상대로도 3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72에 머물렀다.
지난 6월23일 광주 KIA전을 마지막으로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재활을 위한 외로운 싸움을 거듭했던 김광현은 포스트 시즌에 팀의 에이스로 돌아왔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4⅔이닝 4안타 1실점)에서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윤석민에게 판정패했고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8안타(1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면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지만 1이닝 동안 2안타 볼넷 2개 1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채 조기 강판됐다.
김광현의 부진은 커다란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감독대행은 "김광현이 에이스로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해왔다.
운명의 4차전에서 김광현이 부담감을 떨쳐내고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SK의 운명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