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필승 공식 ‘선취점’ 희비

SK 와이번스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려면 프로야구 최강인 삼성의 '필승조'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도록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SK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1·2차전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각각 0-2, 1-2로 아쉽게 패했다.

삼성 못지않은 SK 마운드도 2경기에서 2점씩만 내주는 역투를 펼쳤지만 먼저 리드를 빼앗긴 뒤 타선은 상대의 막강한 불펜을 당해내지 못했다.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3차전 승부도 결국 선취점에서 갈렸다. 이번에는 모처럼 SK가 웃었다.

SK는 4회초 박재상의 결승 홈런으로 균형을 깬 뒤 5회초 최동수의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 결국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2-1로 이겼다.

삼성은 1·2차전에서도 그랬듯이 먼저 타선에서 점수를 뽑으면 차우찬, 안지만, 권혁, 정현욱 등 중간계투진과 '끝판대장'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리드를 지키는 것이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먼저 선취점을 올릴 기회를 놓치더니 결국 필승조는 써보지도 못했다.

삼성은 3회초 1사 후 김상수와 배영섭의 연속안타, 박한이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김상수와 배영섭은 빠른 발로 도루까지 성공하며 SK 선발 투수 송은범을 흔들었다.

게다가 후속 타석에는 3번 타자 채태인에 이어 해결사 최형우가 들어설 차례였다.

하지만 채태인과 최형우는 나란히 헛스윙 삼진을 당해 맥없이 물러났다.

특히 올 시즌 홈런·타점 1위인 최형우의 방망이는 공 세 개에 모두 헛돌았다.

송은범의 '배짱투'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4회에도 박석민과 강봉규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신명철의 번트 동작 때 귀루하지 못하고 포수 견제에 걸린 2루 주자 박석민이 3루로 뛰다 횡사하며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어 신명철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뒤 2사 2루에서 진갑용의 좌전안타가 터졌다.

하지만 강봉규가 SK 좌익수 박재상의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에 홈에서 아웃당해 결국 득점 없이 공격을 마쳤다.

그러고는 바로 4회말 SK 공격 때 1사 후 박재상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날 SK가 삼성 선발 저스틴 저마노에게 뽑은 첫 안타가 결승타가 됐다.

SK는 2-0으로 앞서자 6회부터 상대 타자에 맞춰 왼손 이승호(20번·⅔이닝), 오른손 언더핸드 정대현(1⅔이닝), 왼손 정우람(⅓이닝), 오른손 강속구 투수 엄정욱(1⅓이닝)을 차례로 투입해 한국시리즈 들어 처음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