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측 "NTSB 병원 출입 통제해 연락처 파악 어려워"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아시아나 여객기의 탑승자 가운데 일부가 항공사 측의 사고 후 조치가 미흡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기 승객 가운데 가볍게 부상한 한국인 11명이 전날 오후 입국한 데 이어 9일 한국인 탑승자 7명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후 이날까지 한국인 탑승자 총 77명 가운데 18명이 귀국했다.
이날 귀국한 한국인 탑승자 7명 가운데 2명은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입국장을 들어섰다.
동료 4명과 출장 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3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입국장 보안구역에서 마주친 취재진을 보자 아시아나 측의 사고 후 조치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여성은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CT 촬영과 MRI 촬영을 했다"며 "아시아나 측에서 퇴원할 때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행들을 여러 병원에 분산해 놓고 아시아나 측이 (어디로 분산했는지) 알려주지 않아 궁금해 걱정이 됐다"며 "그 중 한 명은 지병이 있어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
다.
이 여성은 병원에서 퇴원한 후 여행사를 통해 아시아나 측에 직접 연락하고서야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대한항공 KE 204편을 타고 이날 오후 6시께 입국한 한 남성도 비슷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른쪽 팔목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탄 채 입국장에 나타난 이 남성(40)은 "사고 후 현지에서 아시아나 측의 도움을 받지 못해 (내가 다니는) 회사에 연락해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 동료와 함께 입국한 이 남성은 "사고 당시 안경을 잃어버려 지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얼굴을 찡그렸다.
이 남성은 공항 외부 주차장에서 아시아나 직원이 건넨 연락처가 든 봉투를 받길 계속 거부하다가 받고는 차량 밖으로 내던지기도 했다.
아시아나 측은 사고 후 일부 부상자에게 연락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다.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사고 후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현지 병원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했다"며 "치료가 급하고 보안 문제도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오늘 귀국한 두 분은 출국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며 "화가 나신 상태라 연락처를 남기기도 거부하고 집으로 귀가했는데 연락처를 알아내 마음을 풀어 드릴 만한 조
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