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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까지 145km인데…발전사는 “의료 사각지대 없다”
입력 2020.10.15 (21:41) 수정 2020.10.15 (21:56)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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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않게.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 KBS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건을 조사했던 특조위는 발전소들이 자체적인 응급체계를 갖추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응급체계를 마련한 발전소,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용균 씨가 사망했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지난달 10일, 화물노동자 65살 이 모 씨가 2톤 무게 장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습니다.

당시 응급 상황을 보면 이 씨는 구급차를 두 번 옮겨타고 사고 50여 분 뒤에야 첫 번째 병원에 도착, 다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고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습니다.

태안화력에서 대학병원까지 거리는 145km였습니다.

김용균 씨 사망 이후 특조위가 6개월 내에 상주노동자 천 명 이상 발전소는 '부속의원'을 두고, 나머지는 '담당 보건의'를 위촉하라고 권고했지만 태안화력은 1년 넘은 지금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확인 결과 전국 28개 발전소 중 특조위의 권고를 이행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태입니다.

각 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까지 거리를 산출해보니 평균 52km.

특히 노동자 천 명 이상의 대규모 발전소 6곳은 병원까지 평균 72km, 최대 150km 가까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대형 발전소일수록 응급 상황에 더 취약한 겁니다.

KBS는 5개 발전사가 공동으로 만들고 있다는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발전소 인근 의료시설로도 충분해 사각지대는 없다".

"5년간 천억 원 이상이 든다" "의원 설치보다 건강관리실 인력을 증원하는 게 현실이다".

"운영해도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등 특조위의 권고를 무시하기 위한 갖가지 변명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신정훈/더불어민주당 의원 : "예산 핑계로 지금 차일피일 미루거나 무산시키려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활동이 종료된 특조위는, 발전소들이 권고안을 이행하는지 점검할 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국무총리실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현주/故 김용균 특조위 전 위원/직업환경의학과전문의 : "발전소의 부속의원은 사업주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법인에 위탁해서 할 수도 있습니다. 발전회사가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부속의원을 (설치)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게 아닌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일부 발전소들은 현재 예산 문제를 재검토 중이며, 이를 반영한 최종 보고서를 조만간 내놓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조은경 허수곤/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박미주 최창준
  • 병원까지 145km인데…발전사는 “의료 사각지대 없다”
    • 입력 2020-10-15 21:41:51
    • 수정2020-10-15 21:56:59
    뉴스 9
[앵커]

일하다 죽지않게.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 KBS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건을 조사했던 특조위는 발전소들이 자체적인 응급체계를 갖추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응급체계를 마련한 발전소,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용균 씨가 사망했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지난달 10일, 화물노동자 65살 이 모 씨가 2톤 무게 장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습니다.

당시 응급 상황을 보면 이 씨는 구급차를 두 번 옮겨타고 사고 50여 분 뒤에야 첫 번째 병원에 도착, 다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고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습니다.

태안화력에서 대학병원까지 거리는 145km였습니다.

김용균 씨 사망 이후 특조위가 6개월 내에 상주노동자 천 명 이상 발전소는 '부속의원'을 두고, 나머지는 '담당 보건의'를 위촉하라고 권고했지만 태안화력은 1년 넘은 지금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확인 결과 전국 28개 발전소 중 특조위의 권고를 이행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태입니다.

각 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까지 거리를 산출해보니 평균 52km.

특히 노동자 천 명 이상의 대규모 발전소 6곳은 병원까지 평균 72km, 최대 150km 가까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대형 발전소일수록 응급 상황에 더 취약한 겁니다.

KBS는 5개 발전사가 공동으로 만들고 있다는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발전소 인근 의료시설로도 충분해 사각지대는 없다".

"5년간 천억 원 이상이 든다" "의원 설치보다 건강관리실 인력을 증원하는 게 현실이다".

"운영해도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등 특조위의 권고를 무시하기 위한 갖가지 변명들이 나열돼 있습니다.

[신정훈/더불어민주당 의원 : "예산 핑계로 지금 차일피일 미루거나 무산시키려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활동이 종료된 특조위는, 발전소들이 권고안을 이행하는지 점검할 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국무총리실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현주/故 김용균 특조위 전 위원/직업환경의학과전문의 : "발전소의 부속의원은 사업주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법인에 위탁해서 할 수도 있습니다. 발전회사가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부속의원을 (설치)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게 아닌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일부 발전소들은 현재 예산 문제를 재검토 중이며, 이를 반영한 최종 보고서를 조만간 내놓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조은경 허수곤/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박미주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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