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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맞바꾼 아이 건강…2세 산재 신청부터 장벽
입력 2020.11.26 (21:44) 수정 2020.11.30 (11:27)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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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일주일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28명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했습니다.

사고로 숨진 사람 수만 이렇고, 일터에서 병을 얻어 숨져가는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겁니다.

이렇게 죽거나 다치는 것도 억울한데, 내 일 때문에 내 아이까지 병을 갖고 태어난다면 어떨까요?

지난 2010년,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이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업무 환경에 문제가 있다라고 보고 아기들에 대해 산재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산재 적용 대상이 근로자 본인에 국한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4월 처음으로 태아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여성 근로자와 태아는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노동현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KBS 연속 보도, 오늘(26일)은 태아산재의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허효진 기잡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김희정 씨.

9년째 되던 해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김희정/전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 "(의사 선생님이) 정밀 초음파를 하는데 고개를 계속 갸우뚱갸우뚱하시더라고요. 다 끝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콩팥이 하나가 없다. 그리고 (소변) 역류가 있는 것 같다.' 가슴이 철렁했죠."]

두 살도 안돼 수술을 두 번이나 했고 앞으로도 약을 먹어야 합니다.

김 씨는 자신이 일했던 일터가 자꾸만 떠오릅니다.

임신 중에도 반도체 공장에서 유해물질을 직접 다뤄야했기 때문입니다.

[김희정/전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 "케미컬(화학물질) 통에다 붓는 거였거든요. 튀는 경우도 있었고 그랬거든요. 그게 냄새도 굉장히 독했어요."]

A씨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거의 보지도, 듣지도 못합니다.

아이를 가졌을 당시 A씨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휴대전화 액정을 만들면서 한때 유해가스 잔여물 청소를 도맡기도 했습니다.

[A씨/전 LG디스플레이 공장 노동자 : "독성가스에 대한 부산물이다 보니까 너무 심했어요. 유독 가스 냄새가 계속 나고. 숨이 들여쉬지지도 않고 내쉬지도 못해요.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결국 자신도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에야, 이런 근무 환경 때문에 아이까지 장애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A씨/전 LG디스플레이 공장 노동자 : "(아이를 가졌을 때) 최고로 안 좋은 환경에서 일했는데 저 아프고 나니까 애도 확실히 저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산재조차 신청할 수 없는 상태..."]

실제로 반도체와 LCD 공정에서 사용하는 독성물질은 생식기능과 중추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태아 질환도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난 지 7달.

그러나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여전히 자녀에 대해선 산재를 신청할 수도 없는 상탭니다.

21대 국회 들어 2세 산재와 관련해 발의된 산재법 개정안만 3개, 이번엔 논의될 수 있기를 부모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강민수
  • 일과 맞바꾼 아이 건강…2세 산재 신청부터 장벽
    • 입력 2020-11-26 21:44:07
    • 수정2020-11-30 11:27:58
    뉴스 9
[앵커]

지난 일주일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28명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했습니다.

사고로 숨진 사람 수만 이렇고, 일터에서 병을 얻어 숨져가는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겁니다.

이렇게 죽거나 다치는 것도 억울한데, 내 일 때문에 내 아이까지 병을 갖고 태어난다면 어떨까요?

지난 2010년,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이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업무 환경에 문제가 있다라고 보고 아기들에 대해 산재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산재 적용 대상이 근로자 본인에 국한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4월 처음으로 태아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여성 근로자와 태아는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노동현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KBS 연속 보도, 오늘(26일)은 태아산재의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허효진 기잡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김희정 씨.

9년째 되던 해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김희정/전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 "(의사 선생님이) 정밀 초음파를 하는데 고개를 계속 갸우뚱갸우뚱하시더라고요. 다 끝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콩팥이 하나가 없다. 그리고 (소변) 역류가 있는 것 같다.' 가슴이 철렁했죠."]

두 살도 안돼 수술을 두 번이나 했고 앞으로도 약을 먹어야 합니다.

김 씨는 자신이 일했던 일터가 자꾸만 떠오릅니다.

임신 중에도 반도체 공장에서 유해물질을 직접 다뤄야했기 때문입니다.

[김희정/전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 "케미컬(화학물질) 통에다 붓는 거였거든요. 튀는 경우도 있었고 그랬거든요. 그게 냄새도 굉장히 독했어요."]

A씨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거의 보지도, 듣지도 못합니다.

아이를 가졌을 당시 A씨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휴대전화 액정을 만들면서 한때 유해가스 잔여물 청소를 도맡기도 했습니다.

[A씨/전 LG디스플레이 공장 노동자 : "독성가스에 대한 부산물이다 보니까 너무 심했어요. 유독 가스 냄새가 계속 나고. 숨이 들여쉬지지도 않고 내쉬지도 못해요.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결국 자신도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에야, 이런 근무 환경 때문에 아이까지 장애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A씨/전 LG디스플레이 공장 노동자 : "(아이를 가졌을 때) 최고로 안 좋은 환경에서 일했는데 저 아프고 나니까 애도 확실히 저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산재조차 신청할 수 없는 상태..."]

실제로 반도체와 LCD 공정에서 사용하는 독성물질은 생식기능과 중추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태아 질환도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난 지 7달.

그러나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여전히 자녀에 대해선 산재를 신청할 수도 없는 상탭니다.

21대 국회 들어 2세 산재와 관련해 발의된 산재법 개정안만 3개, 이번엔 논의될 수 있기를 부모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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