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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은 지옥행”…죽도록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
입력 2020.12.02 (21:28) 수정 2020.12.02 (22:10)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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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안타깝게 쓰러지는 일이 잇따랐죠.

오늘(2일)은 이렇게 일터에서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숨지거나 다치는 문제, '과로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고아름 기자가 과로로 몸이 상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노동자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장 모 씨는 지난해 8월 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졌습니다.

병명은 뇌출혈, 과로가 원인으로 진단받았습니다.

[김○○/과로 산재 피해 배우자/음성변조 : "왼쪽이 마비가 왔어요. 또 시력이 손상돼서 전혀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장 씨의 근무표입니다.

석 달 동안 줄곧 일주일 평균 55시간 가까이 일했습니다.

주 5일 기준으로 매일 11시간을 일한 셈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주 60시간 기준에 거의 육박한 데다가 잦은 출장과 업무 긴장도가 높았던 점이 고려돼 산업재해로 인정받았습니다.

20년 넘게 한 건설회사에서 일한 김 모 씨는 2018년 '출근길은 지옥행'이라는 말이 적힌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감리업체의 까다로운 요구를 일일이 응대해야 했고, 공사 일정을 맞추는 데 압박감이 심했다는 게 유족들 설명입니다.

김 씨는 사망 직전, 정신과 상담에서 불안하고 초조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박○○/과로사 피해 유가족/음성변조 : "회사에서 병가신청을 받아준다고 약속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두 번 나와서 일해라..."]

김 씨가 숨진 뒤 유족들은 진료 기록과 동료들의 증언을 모아 열 달 만에야 산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김 씨의 죽음이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며 산재 승인 결정을 취소하라는 행정 소송까지 냈습니다.

[한창현/노무사 : "쓰러진 분 한 명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죠. 조직문화는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노력이 필요한데 한 명의 운이 없는 사건으로만 생각해요."]

그나마 산재로 인정되는 건 다행인 경우입니다.

최근 5년간 뇌심혈관 질환과 정신질환 등 과로사로 분류돼 산재를 인정받은 노동자는 천2백 명인데, 인정률은 40%도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 유성주/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희문
  • “출근길은 지옥행”…죽도록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
    • 입력 2020-12-02 21:28:05
    • 수정2020-12-02 22:10:41
    뉴스 9
[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안타깝게 쓰러지는 일이 잇따랐죠.

오늘(2일)은 이렇게 일터에서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숨지거나 다치는 문제, '과로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고아름 기자가 과로로 몸이 상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노동자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장 모 씨는 지난해 8월 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졌습니다.

병명은 뇌출혈, 과로가 원인으로 진단받았습니다.

[김○○/과로 산재 피해 배우자/음성변조 : "왼쪽이 마비가 왔어요. 또 시력이 손상돼서 전혀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장 씨의 근무표입니다.

석 달 동안 줄곧 일주일 평균 55시간 가까이 일했습니다.

주 5일 기준으로 매일 11시간을 일한 셈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주 60시간 기준에 거의 육박한 데다가 잦은 출장과 업무 긴장도가 높았던 점이 고려돼 산업재해로 인정받았습니다.

20년 넘게 한 건설회사에서 일한 김 모 씨는 2018년 '출근길은 지옥행'이라는 말이 적힌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감리업체의 까다로운 요구를 일일이 응대해야 했고, 공사 일정을 맞추는 데 압박감이 심했다는 게 유족들 설명입니다.

김 씨는 사망 직전, 정신과 상담에서 불안하고 초조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박○○/과로사 피해 유가족/음성변조 : "회사에서 병가신청을 받아준다고 약속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두 번 나와서 일해라..."]

김 씨가 숨진 뒤 유족들은 진료 기록과 동료들의 증언을 모아 열 달 만에야 산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김 씨의 죽음이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며 산재 승인 결정을 취소하라는 행정 소송까지 냈습니다.

[한창현/노무사 : "쓰러진 분 한 명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죠. 조직문화는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노력이 필요한데 한 명의 운이 없는 사건으로만 생각해요."]

그나마 산재로 인정되는 건 다행인 경우입니다.

최근 5년간 뇌심혈관 질환과 정신질환 등 과로사로 분류돼 산재를 인정받은 노동자는 천2백 명인데, 인정률은 40%도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 유성주/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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