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목숨보다 이윤?” 이대로는 안 된다

입력 2020.11.30 (21:31) 수정 2020.12.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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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벗어나지 못한 산재 1위의 오명은 노동자의 목숨보다 기업의 이윤을 더 중시했던 성장지상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생명의 가치를 회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지숙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부산 간 전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하루 생활권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1970년 7월 7일 개통된 경부고속도로.

총길이 428km를 불과 429억 원의 예산으로 2년 5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박경부/회장/경부고속도로기념사업회장/당시 공사감독 : "500m라고 했을 때 하루에 360일 동안에 하려면 하루에 1~2m 한다는 거지요. 뜨는 속도가 있거든요. 그거를 목표로 설정해서..."]

'최단기간, 최소 공사비'.

그 성공신화의 이면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밀어붙이기식 공사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숨진 노동자만 77명에 달했습니다.

가장 험난한 공사구간으로 꼽힌 옛 당재터널.

지금의 금강휴게소 인근에 위령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한 명 한 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는데요.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싼값에 빨리'라는 성공의 상징은 한국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성공을 위해 내달린 한국의 산업화 50년.

일터의 안전은 그렇게 늘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줄이고, 값싼 노동력을 찾아 작업은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위험은 비정규직에게로 넘어갔습니다.

[KBS 7시 뉴스/지난 9월 : "2년 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60대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습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기업의 이윤과 성장이 더 중시돼 왔던 셈입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노동현실이든 노동인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후진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이제는 성장을 넘어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경제를 고민해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박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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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목숨보다 이윤?” 이대로는 안 된다
    • 입력 2020-11-30 21:31:33
    • 수정2020-12-02 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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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벗어나지 못한 산재 1위의 오명은 노동자의 목숨보다 기업의 이윤을 더 중시했던 성장지상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생명의 가치를 회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지숙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부산 간 전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하루 생활권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1970년 7월 7일 개통된 경부고속도로.

총길이 428km를 불과 429억 원의 예산으로 2년 5개월 만에 완공했습니다.

[박경부/회장/경부고속도로기념사업회장/당시 공사감독 : "500m라고 했을 때 하루에 360일 동안에 하려면 하루에 1~2m 한다는 거지요. 뜨는 속도가 있거든요. 그거를 목표로 설정해서..."]

'최단기간, 최소 공사비'.

그 성공신화의 이면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밀어붙이기식 공사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숨진 노동자만 77명에 달했습니다.

가장 험난한 공사구간으로 꼽힌 옛 당재터널.

지금의 금강휴게소 인근에 위령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한 명 한 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는데요.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싼값에 빨리'라는 성공의 상징은 한국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성공을 위해 내달린 한국의 산업화 50년.

일터의 안전은 그렇게 늘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줄이고, 값싼 노동력을 찾아 작업은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위험은 비정규직에게로 넘어갔습니다.

[KBS 7시 뉴스/지난 9월 : "2년 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60대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습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기업의 이윤과 성장이 더 중시돼 왔던 셈입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노동현실이든 노동인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후진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이제는 성장을 넘어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경제를 고민해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박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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