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육상 최대 변수 ‘부정 출발이란?’

입력 2011.08.28 (22:55)

수정 2011.08.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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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 우승이 유력했던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8일 열린 결승전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하는 대이변이 연출됐다.



출발 총성과 함께 스타트블록을 박차고 나가는 단거리 선수에게 부정 출발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다.



몇 년을 공들여 준비한 노력이 결실을 보지도 못하고 단번에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펴낸 2010-2011년 대회 규정집은 2010년 1월1일부터 열리는 각종 대회에서 부정 출발을 한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는 한 차례 부정 출발은 용인하고 두 번째로 부정 출발한 선수만 실격 처리했었다.



부정 출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타트반응 시간이 0.1초 이하로 나왔을 때와 총성이 울리기 전 조금이라도 움직였을 때 부정 출발이 선언된다.



IAAF는 인간의 반응 시간으로 볼 때 총성이 울린 뒤 0.1초 이내 튀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반응시간이 0.1초 밑으로 나오는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리한다.



두 번째는 육안으로 확인할 만큼 미동이 있었을 경우다.



IAAF 규정집 162조 6항에 따르면 스타트 블록에 발을, 지면에 손가락을 각각 댄 채 엉덩이를 들고 출발 준비를 마친 선수는 총성이 울리기 전까지 움직여서는 안 된다.



볼트는 이날 출발선에서 총성이 울리기 전에 몸을 움직인 것이 두드러졌다.



본인도 금방 실수를 알아챈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대구 대회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강화된 규정의 그물에 걸리는 사례가 이미 몇 차례 나왔다.



2007년 오사카 세계 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국의 크리스틴 오후루구(27)는 전날 예선에서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기 전에 먼저 출발해 바로 실격처리됐다.



심판에 의해 트랙 밖으로 안내된 오후루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0.01초 단위로 순위가 갈리는 단거리 경기에서 스타트는 기록을 줄일 기회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출발에 앞서 스타트 시간을 줄이기 위해 높은 상태의 긴장감을 유지하게 되고 더 나아가 신호가 울리기도 전에 먼저 출발하는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오후루구 외에도 한국의 김국영(20·안양시청)이 강화된 규정 때문에 실격처리돼 눈물을 흘려야 했다.



김국영도 27일 남자 100m 자격예선에서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에 다리를 먼저 움직여서 실격처리됐다.



스타트 총성이 울린 뒤 김국영의 반응시간은 0.146초로 기준을 충족했지만 김국영의 미동이 다른 선수들의 출발에도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 심판진은 김국영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볼트를 포함해 단거리 경기에서 이틀간 부정 출발로 실격 처리된 선수는 8명으로 늘었다.



남자 100m의 아드리안 그리피스(바레인), 드웨인 챔버스(영국), 400m의 압두 라자크 사마(나이지리아), 여자 100m의 율리아 카마라(기니), 여자 400m의 조앤 커디히(아일랜드)가 단 한 번의 실수로 볼트처럼 트랙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지구에서 가장 빠르다는 볼트마저 부정 출발의 희생양이 되면서 ’스타트’는 이번 대회 단거리 레이스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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