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충격적 실격에 영국이 특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영국의 종합지와 대중지, 방송 등은 전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볼트를 실격시킨 부정출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촉구성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대회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사실에 특별히 주목했다.
한 차례 부정출발에 바로 실격을 선언하는 규정이 유지되면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같은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볼트가 우스꽝스러운 규정에 걸려들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볼트의 실격을 계기로 규정을 완화하라는 압박을 심하게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볼트의 충격적인 퇴출 때문에 부정출발 규정에 대한 논란이 촉발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같은 취지로 규정 개정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원스트라이크 실격’ 규정이 작년에 도입됐을 때 미국의 단거리 스타 타이슨 게이가 내놓은 부정적 전망을 부각시켰다.
당시 게이는 "볼트가 부정 출발하면 모두가 화가 나서 그를 경주에 되돌려 놓으라고 할 것"이라며 "볼트가 실격하면 새 규정에 경종이 울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는 IAAF 대변인의 원론적인 발언을 인용해 아예 ’IAAF가 규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이 방송은 "100m 올림픽 챔피언이자 세계선수권자인 볼트가 규정 변경 때문에 경기를 하기도 전에 퇴출당했다"고 보도했다.
IAAF 대변인은 "중요하게 여겨지면 규정은 변경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데일리 메일은 ’우리는 대구에서 볼트에게 일어난 일이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되풀이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제목의 직설적인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볼트와 같은 톱스타가 갑자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투자를 재고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교 용어까지 동원해 "볼트가 실격당해 무너지는 업보를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초급 불교 특강을 들으러 경기장에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현 실격 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