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 오르기 전 알아야 할 전화번호

입력 2015.02.18 (06:56)

수정 2015.02.18 (13:47)

30대 초보운전자 장기용(가명)씨는 지난해 설 명절 귀성길을 생각하면 아직도 짜증이 난다고 한다. 고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30분 정도 덜덜 떨리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긴 귀성행렬 속에서 속도가 빠르지 않아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차가 움직이지 않고 한 차선을 막은 탓에 다른 차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장씨는 보험사에 견인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차가 막혀 20분 이상 걸린다는 답을 들었다. 답답해하던 상황에, 어떻게 알았는지 사설 견인차량이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견인업자는 “고향 가는 길을 이렇게 막아서면 되겠느냐”며 “가까운 휴게소로 이동시켜줄 테니 거기서 보험사 견인차량을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했다.

장씨는 보험사 차량을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차량 통행을 너무 방해하는 것 같아 사설 견인차를 이용해 차를 이동시키기로 했다.

장씨의 차량은 견인차에 이끌려 10여 분을 달린 뒤 휴게소에 도착했다. 한숨 돌리는 장씨에게 견인업자가 견인 요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18만원이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은 그는 견인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정확한 대처법을 모르는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요금을 냈다.

장씨는 찝찝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낸 뒤 회사 동료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동료는 “불필요하게 돈을 썼다”고 했다. 견인 비용이 너무 많을 뿐더러, 애초 긴급견인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한 푼도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동료의 말을 듣고 긴급견인서비스를 검색해 본 장씨는 자신의 무지(無知)를 탓하며 한동안 억울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긴급견인서비스는 사고나 고장으로 고속도로(갓길 포함)에 멈춘 차량을 무료로 가까운 휴게소나 영업소(톨게이트), 졸음쉼터 등 안전지대로 견인하는 서비스다.

한국도로공사는 2005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재정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췄다면 1588-2504로 전화하면 된다. 민자고속도로는 도로별 콜센터로 전화해야 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도로이용불편 척척해결서비스'를 통해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대상은 일반 승용차, 16인 이하 승합차, 1.4톤 이하 화물차로 제한되며, 서비스를 이용해 안전지대로 이동한 뒤에는 보험사나 사설 견인을 이용해 차량을 이동해야 한다.

◆ 지난해 이용건수 전년대비 4.7배 급증

긴급견인서비스는 고속도로 위에서 차량이 멈춘 뒤 보험사 견인차량을 무작정 기다리다 발생하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것이다. 2013년 2차 교통사고의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60%로 1차 사고의 5배에 달했다.

이 서비스는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재정고속도로에서만 시행하다가 지난해 9월부터 10개 민자고속도로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2013년 2740건이던 긴급견인서비스 이용 건수는 2014년 1만2745건으로 4.7배 늘었다.

현재 도로공사는 견인업체의 계약을 맺어 긴급견인서비스에 활용할 견인차량 1540대를 확보해 놓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나 고장으로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췄다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여는 등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해 밖으로 피한 뒤 긴급견인을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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