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축구 3차 예선 4차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변신했던 홍정호(제주)가 "50점 정도 밖에 줄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정호는 13일 새벽(한국시간) 베이루트로 이동하기 전 두바이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UAE전에서는) 주어진 임무가 수비여서 임무에만 충실히 하자는 생각만 했다"며 "공격을 시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은 UAE전에 기성용(셀틱)이 결장하게 되면서 대체 자원으로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의 자리를 바꾸는 파격적인 전술을 펼쳤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교체출전했던 경험을 살려 중원 수비의 안정화를 가져오자는 전략이었다.
조 감독의 계획대로 홍정호는 UAE 공격진의 침투를 중원에서 1차로 저지하면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만 전방 공격진으로 나가는 침투 패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홍정호는 "수비수는 전방의 상황을 모두 볼 수 있지만 미드필더는 후방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쉽지 않았다"며 "짧은 패스 밖에 할 수 없었다. 무실점했지만 점수로는 5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기)성용 형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비디오를 보면서 아예 외웠다"며 "(이)용래(수원) 형에게 '제 위치 좀 잡아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위치를 잡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15일 레바논과의 3차 예선 5차전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홍정호는 "부담감은 있지만 내가 서 있어야 할 위치만 잘 잡으면 된다"며 "레바논전 역시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최종예선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