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강호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 축구 대표 선수들이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숙적' 일본과의 3-4위전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은 7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강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네이마르와 로물루, 레안드루 다미앙 등 브라질 특급 공격수들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꿈을 접었다.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비롯해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인터뷰에 응한 선수들은 결승 진출 좌절을 딛고 마지막 남은 3-4위전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선수들이 결승 진출을 욕심내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3-4위전이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일본과의 3-4위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정신무장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해왔다. 남은 한 경기에서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기성용(셀틱)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패하고 말았다"며 "전반까지는 좋은 경기를 했다. 다만 골 기회를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4강까지 올라왔는데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져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일본을 상대로 마지막 메달 기회를 노린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또 "일본은 언제나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선수들이 100%, 120% 실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며 "3-4위전에서 이기면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쁠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새 소속팀의 연고지인 카디프에서 3-4위전을 치르게 된 김보경(카디프시티)도 "한일전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다. 카디프로 돌아가는 만큼 좋은 느낌을 가지고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최근까지 일본 J리그에서 뛰었던 김영권(광저우)도 일본을 상대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영권은 "일본전이 진짜 싸움이다. 브라질이나 영국처럼 강팀은 아닌 만큼 실점 없이 골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정신무장 면에서도 우리가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강하게 밀어붙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장한 박종우(부산)는 "감독님이 경기 후 라커룸에서 '또 다른 결승전이 남아있으니 힘을 내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하며 "3-4위전에 나서면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 조직적이고 테크닉이 뛰어난 팀이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골키퍼 이범영(부산)도 "경기 끝나고 감독님, 선수들이 함께 '고개숙이지 말자,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다잡았다"며 "일본에는 절대 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광저우아시안게임 3-4위전에도 이겼으니 이번에도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