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과거 양국에 수모를 안긴 선수들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한국의 김보경(23·카디프시티)과 일본의 기요타케 히로시(23·뉘른베르크)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2010년과 2011년 성인 대표팀의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해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김보경은 2010년 설인 2월 1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에서 일본을 3-1로 완파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0-1로 뒤진 전반 33분 페널티지역 침투로 반칙을 유도해 이동국의 동점골을 도왔고 2-1로 앞선 후반 25분에도 김재성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해 쐐기골을 엮어냈다.
월드컵을 앞두고 시원찮은 전력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던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은 그 경기에서 패배해 심각한 경질론에 시달렸다.
기요타케는 작년 한일전에서 한국 축구를 뒤흔드는 데 한 몫을 했다.
그는 작년 8월 10일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친선 한일전에서 후반 8분과 10분 혼다 게이스케와 가가와 신지의 골을 어시스트해 3-0 완승의 주역이 됐다.
조광래 감독은 한일전 참패 때문에 여론의 비판을 받다가 월드컵 예선에서 약체 레바논에 패한 뒤 해임을 통보받았다.
일본은 김보경이 껄끄럽고 한국은 기요타케가 신경쓰인다.
동갑내기인 김보경과 기요타케는 최근까지 일본 프로축구 세레소 오사카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각각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로 이적했다.
오는 11일 동메달결정전에서 김보경과 기요타케는 각각 왼쪽 미드필더와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여 일대일 대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보경은 "일본에 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고 기요타케는 "메달 없이 귀국하는 일은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