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단거리의 간판인 정혜림(24·구미시청)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자격예선을 통과해 본선 1라운드에 진출했으나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정혜림은 27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m 자격예선 4조에서 11초90을 기록해 1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이에 따라 조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출전권을 가볍게 따냈다.
정혜림은 경기가 끝나고서 "내 최고 기록을 깨리라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11초77이지만 내심 벼른 이날 질주에서는 기록이 0.13초나 모자랐다.
정혜림은 "초반에 실수가 있었다"며 "몸을 너무 숙여서 출발했기 때문에 중반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리듬이 흐트러지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일 경기에서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혜림은 28일 낮 12시10분 시작되는 본선 1라운드에서 자격예선에서 경쟁한 선수들보다 기량이 훨씬 나은 각국 에이스들과 겨룬다.
그는 "내일 진짜 잘하는 선수들하고 겨룰 때는 흔들리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뛸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혜림은 비록 자격예선이기는 했으나 이날 첫 경기에서 경쟁자들을 멀찍이 제치고 골인해 국내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홈 관중의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외국에서 뛸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며 "홈 관중이 열심히 응원해 주니까 더 편안하고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큰 무대의 분위기가 부담스러운지를 묻는 말에는 "자격예선라서 그런지 아직 실감하지 못했다"며 "내 주종목인 100m 허들에 나설 때는 큰 무대의 분위기를 느끼고 긴장감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혜림은 100m 허들에선 B기준기록을 통과해 별도의 예선을 치르지 않고 다음 달 2일 오전 10시20분 열리는 본선 1라운드에 나간다.
한편 정혜림은 국가대표로서 후회하거나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담아 열 손톱에 태극마크를 새겨 넣고 이날 경기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