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마라톤, 단체전 7위 ‘높은 벽 실감’

입력 2011.08.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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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라톤에서 ’깜짝 메달’을 기대하기에는 세계의 벽이 너무나 높았다.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마라톤 대표팀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날 레이스에는 정윤희(28)·최보라(20)·박정숙(31·이상 대구은행), 김성은(22)·이숙정(20·이상 삼성전자) 등 국내 최고의 여자 마라토너 5명이 나섰다.



그러나 김성은이 2시간37분05초로 28위에 그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내심 메달을 노렸던 단체전에서도 7시간59분56초의 기록으로 7위에 머물렀다.



애초 대표팀은 팀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다크호스’ 김성은(2시간29분27초)을 중심으로 베테랑 정윤희와 신예 최보라가 보조를 맞춘다면 무더위 속에서 아프리카의 철각들과 순위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예상 외의 선선한 날씨로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중국, 일본 등의 일류 마라토너들을 섭씨 24도의 기분 좋은 환경에서 힘차게 출발선을 박차고 나섰다.



김성은과 정윤희, 최보라도 서로 힘을 북돋우면서 나란히 달렸지만 5㎞ 지점에서 이미 2위 그룹으로 처지고 말았다.



5㎞를 지나는 순간 세 선수는 18분37초의 기록으로 30위 안팎에 머물렀다.



중반을 지나면서 한때 20위권 중반으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선두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5㎞ 지점에서는 선두보다 1분48초 뒤져 사실상 뒤집기는 어려워졌다.



내심 ’깜짝 메달’을 기대했던 단체전에서도 초반에 이미 실패 징후가 나타났다.



중반까지 선두 그룹을 유지하면서 달린 15~20명이 대부분 케냐와 에티오피아, 중국, 일본 출신 선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나라들은 구간마다 단체전 1~4위 사이에서 서로 순위를 바꿔가며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였다.



한국은 5위를 유지한 우크라이나에 이어 레이스 내내 6위를 유지했고, 42.195㎞를 완주하고 나서는 미국에도 따라잡혀 7위에 그치고 말았다.



대표팀은 결국 단체전 순위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을 위안거리로 삼아야 했다.



한국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자 마라톤에 3명을 출전시켰으나 1명이 완주하지 못한 탓에 단체전 순위 경쟁에 끼지도 못했다.



최대로 출전할 수 있는 5명의 선수가 모두 나서 단체전 순위에 포함된 것은 분명히 한국 육상사에서 의미가 있는 한 걸음이었다.



하지만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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