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눈물 펑펑 “욕심내다 실격”

입력 2011.08.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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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100m 기록 보유자인 김국영(20·안양시청)은 허탈한 실격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국영은 27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자격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했다.

이날 오후 9시45분 예정된 본선 1라운드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기회 자체가 허무하게 사라진 것이다.

김국영은 선글라스를 끼고 무표정하게 취재진 앞으로 다가왔지만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려고 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이 곧 드러났다.

말을 걸자 바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김국영은 눈과 코에서 눈물·콧물이 계속 흘러나오자 취재진에 등을 돌리고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한참 뒤에 진정한 김국영은 컨디션이 너무 좋았던 것이 과욕을 부리게 해 결국 화를 불렀다고 털어놓았다.

"대구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는데 햇빛이 쨍하고 났어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뒷바람도 살살 불고… 한국 신기록 세웠을 때 해가 쨍하고 떴었는데…"

컨디션과 환경, 기분 등 모든 조건이 갖춰졌기에 순간적으로 한국 신기록에 도전하려는 욕심이 생겼고, 출발 반응시간을 줄이려다가 부정 출발을 하고 말았다는 취지로 들렸다.

김국영은 "자격예선은 그냥 뛰고 사실상 다음 경기부터 뛴다고 마음을 비우고 들어섰다"며 "그랬는데도 욕심 때문에 성급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에서 작년 6월 10초23에 결승선을 끊어 무려 31년 묵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뒤로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제시한 기간에 B기준기록(10초25)을 통과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카드가 걸린 자격예선을 치르게 됐다.

김국영의 최고 기록 10초23은 자격예선 출전자 31명 가운데 1위이고 올 시즌 기록은 4위라서 본선 진출이 유력했기에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400m 계주에 초점을 둬 100m 훈련은 거의 하지도 않았지만 한국에서 나 혼자 나가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뛰려 했다"며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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