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에 첫 메달을 안긴 선수들은 미래를 이끌어 갈 주력선수로 성장한 ‘2002년 월드컵 키드’로 볼 수 있다.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문화적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월드컵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사회에 유무형의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축구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더욱 크다.
월드컵을 개최한 뒤 수익금으로 축구 인프라가 대폭 보완돼 더는 맨땅에서 뛰지 않아도 될 선수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신화로 불릴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은 잠재력을 지닌 어린이들에게 직업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심기에 충분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구성원들은 10년 전 월드컵 4강 신화가 쓰인 전후에 이런 분위기에서 축구를 시작한 꿈나무들이다.
주축 미드필더인 기성용(23·셀틱)은 "2002년 월드컵 때 중학생이었는데 월드컵을 보고 꿈을 키워 지금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것이 뜻깊다"고 말했다.
역시 핵심 미드필더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대한민국’이라는 관중의 함성을 들을 때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23세 이하 선수들의 다수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홍명보 감독의 지휘를 받아 한층 더 성장했다.
홍 감독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난적들이 잇따라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그 대회에 뛴 선수로는 골키퍼 이범영(23·부산), 수비수 윤석영(22·전남), 김영권(22·광저우 헝다), 오재석(22·강원), 미드필더 김보경(23·카디프시티), 구자철 등이 있다.
공격수 김현성(23·서울), 미드필더 백성동(21·주빌로 이와타), 박종우(23·부산) 등도 후발대로 홍명보호에 합류해 집중 조련을 받으며 작년부터 국제무대에서 잠재력을 꽃피우기 시작한 선수들이다.
홍명보호에는 빅리그에서 활약하거나 빅리그 진입을 앞둔 선수들이 다수 있다.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맹활약하고 있고,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입을 타진하고 있다.
김보경은 일본 무대에서 뛰다가 최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인 카디프시티로 둥지를 옮겨 클럽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다.
미드필더 남태희(21·레퀴야)는 프랑스 리그에서 뛰다가 출전시간을 늘려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카타르 클럽으로 이적했다. 유럽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림픽 대표팀의 대다수는 월드컵 대표팀과도 겹친다.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구가할 ‘황금세대’가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