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여 명의 팬들 앞에 선 홍명보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말끝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감사하다’는 말이 딸려 나왔다.
그리고 지금처럼 한국 축구를 더 사랑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을 차지하고 12일 한국에 돌아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 홍명보호는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대표팀 해단식을 했다.
2012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으로 2009년 출범했던 홍명보호가 그 공식적인 일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홍명보 감독은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감사한다"고 전하면서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 축구팬과 국민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맏형 박주영(아스널)이 ’감사’ 릴레이를 이어받았다.
박주영은 "지난 한 달 동안 대표팀과 함께 교감해준 국민과 그 사랑에 감사드린다"다며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0-3으로 졌던 브라질전에서 동료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게 방송 카메라에 잡힌 것에 대해 "감독의 당부를 전한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일본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을 때는 동료 선수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떠올랐다"며 "(일본전 승리로)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메달을 따오겠다던 약속을 지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밤잠을 설치며 응원해준 국민 덕분에 힘들 때 오히려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찾아와준 팬들께 고맙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의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볼 때마다 느꼈던 특별한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버스 이동 거리만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고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거의 떨어질 뻔했지만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볼 때마다 힘이 났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들이 여기(런던)까지 찾아와 응원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이런 분들이 있는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고 일어서는 것만으로 인천공항이 떠나갈 듯한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낸 기성용은 "선수, 코치뿐 아니라 우리 팀을 위해서 묵묵히 일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전했다.
박주영, 구자철, 기성용은 각자 발언을 마치면서 한국 축구를 더 사랑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과 같은 열기가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K리그에서도 이런 뜨거운 응원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단 1분이라도 경기에 뛰어야만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재 제도에 대해서 의견을 전했다.
그는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는 매번 최고의 경기력으로 항상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돼 선수 엔트리를 모두 소모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에는 운이 좋았는데 다른 종목과 달리 축구에서는 원활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