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10일(현지시간) 열린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딴데 대해 전문가들은 정신력과 조직력의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전 승리의 첫번째 동력으로 심리적 요인을 꼽은 뒤 "한국과 일본 모두 8강전을 정점으로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었는데 심리적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을 제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치른 일본과의 대표팀간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할 당시 뛰었던 박주영·구자철·기성용 등이 다시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전을 치른 점, 선수들의 병역혜택 등이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볼이 떠 있을 때 일본 선수들은 발을 갖다 댔지만 우리 선수들은 머리를 갖다댔다"며 선수들의 투지가 일본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또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미드필드-수비 3선의 간격을 좁히는 전술로 일본을 압박함으로써 일본의 장기인 패싱게임(짧은 패스를 통해 공 점유율을 높이는 스타일)을 어렵게 만든 것이 승인이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이번 올림픽팀의 전반적인 성공 원인에 언급, "2002년 월드컵 이후 유망주들을 어릴 때부터 프로클럽에서 키우는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10년만에 결실한 것으로 본다"면서 "유럽에서 선진축구를 몸에 익힌 해외파 선수들의 겁없는 활약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은 홍명보 감독이 지난 3년간 팀을 맡아 선수들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킨 것을 선전의 요인으로 꼽았다. 또 성인대표팀(A대표팀)에서도 부름을 받았던 지동원, 남태희, 구자철 등이 선배들과 섞여 있을 때 큰 활약을 못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성장했고, 결국 이번 대회에서 팀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선전이 2년 뒤 브라질월드컵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해외파들의 실전감각 유지, 전방 공격수들의 골결정력 제고 등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신 교수는 "해외파들의 컨디션이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확인됐다"면서 선수들이 실전에서 많이 뛸 수 있는 수준의 리그와 팀을 고르는 것이 다음 월드컵에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K리그의 활성화를 통해 국내파들의 수준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김 위원은 "현재 올림픽팀 주력선수들의 기량이 2년 후면 절정에 오를 것이라는 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번에 우리는 상대진영 깊숙이 침투해서 경합하기 보다는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수비부담을 높임으로써 실점을 줄이고, 한두골에 승부를 거는 전술을 써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일'을 내려면 "상대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경합함으로써 전방 공격수들이 안정적으로 득점할 수 있는 전술적 역량을 키우고, 골 결정력도 높여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